9월 정기국회의 전초전인 8월 임시국회를 둘러싼 여야의 강(强)대강(强) 대결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여야는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2016년 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한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다. 본회의는 마지막 날 개최된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적폐 예산’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더불어 지난 6월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표류 중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과 정부조직법상 물관리 일원화 문제 등을 선(先) 과제로 내세웠다.
◆與 “촛불 받들어 文정부 뒷받침” vs 野 “대북정책 바꿔야”
여야는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8월 임시국회 주도권 다툼의 예열 가동에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도 촛불민심 이어받아서 문 대통령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 뒷받침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촛불민심을 통해 만들어진 정권”이라며 “(8월 임시국회의) 가장 중요한 골격은 국민의 삶이고 민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적폐예산 검증 등 국정농단 사태 척결 △김이수 임명동의안 처리 △물관리 일원화 조속한 해결 등을 위해 당력을 총집중할 전망이다.
야권은 북핵 위기를 비롯해 정부여당의 인사 및 대북 정책에 대한 총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8월 임시국회 개의 명분은 ‘결산국회’ 심사이지만 국회가 열리는 만큼, 시급한 현안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야권은 이날 문 대통령이 8·15 광복절 축사에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 등을 천명하며 ‘신(新) 베를린 선언’을 재확인한 데 대해 “깊이가 없다”, “불안하다”며 구체적 로드맵 부재를 질타했다. ‘코리아패싱’ 우려에 처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고리로 파상공세를 펼쳐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광복절 경축식이 끝난 뒤 “광복절 경축사에서 현시점에 대해서 더 심도 깊은 이야기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빨리 마쳐서 대처하겠다든지 등의 적극적 표현이 조금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권력기관 개혁, 엘시티특검 등 난제 수두룩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자리에서 “대승적인 큰 그림에서는 맞는 말씀이지만 구체성이 좀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광복절 기념 메시지에서 “아쉽게도 문재인 정부는 지난 100일간 위기에 흔들리며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만을 강조해 왔다”면서도 “여·야·정 협의체를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하지만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원내 야 3당은 정의당의 협의체 참여를 문재인 정부 입법 통과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의 개혁입법의 운명은 야 4당과의 협치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 밖에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혁을 비롯해 방송개혁, 엘시티 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 문제 등 대표적인 갈등 이슈도 100일간의 정기국회에 앞서 의제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원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들과의 만찬에서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협치를 당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