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자본시장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무관심을 넘어 자본시장에 무지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출범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가 자본시장에 등을 돌렸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국내 증시는 즉각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코스피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치솟았다. 새 정부 출범 후 1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3% 가까이 올랐다. 증시 랠리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큰 몫을 차지한 게 사실이다.
사실 이런 문제는 대통령 선거 전부터 예견됐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은 각자 금융당국 구조 개편, 차등의결권 제도, 주식 공매도 규제 강화 등 자본시장 관련 공약을 내놨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만 별다른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그리고 대통령에 취임 한 뒤에도 자본시장에 관심이 없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내각을 새로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유독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었다. 하마평만 무성했다. 결국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했지만, 자본시장 정책을 구체화할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여전히 공석이다.
자본시장국장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공모를 거쳐 선임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공모 절차는 끝났으니 이달 중 자본시장국장 선임도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김태현 전 자본시장국장이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이동했으므로, 적어도 한 달 넘게 자본시장 정책은 표류하게 되는 셈이다.
증권 유관기관과 민간회사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에 맞춰 경영전략이나 투자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시장 관련 정책이 나오기만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되레 정부가 최근 세법개정안과 부동산대책 등 규제 일변도의 대책을 발표하면서 한창 불붙었던 증시 랠리에 찬물만 끼얹었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자본시장을 홀대해 실망스럽다는 불만이 시장에 팽배하다"며 "시기는 늦었지만 업계와 시장 발전을 이끌어줄 대책이 등장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