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까지 수능은 전 과목 절대평가
수능 절대평가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올바른 개념을 알아야 한다. ‘절대평가’는 어떤 절대적인 기준에 의하여 개개 학생의 성적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란, 보통 교육목표(학습지도의 목표)를 가리킨다.
‘절대평가’는 각자의 성적을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각 개인이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알 수 있지만 다른 집단의 성적과 비교하기 어렵다.
‘상대평가’는 개인의 학업성과를 다른 학생의 성적과 비교해 집단 내에서의 상대적 위치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명을 5단계로 평가할 경우 상위로부터 순서에 따라 7ㆍ24ㆍ38ㆍ24ㆍ7의 비율로 평점을 주는 것이다.
‘상대평가’는 객관적인 평가가 되며 이론적으로 다른 집단과 성적비교가 가능하지만 상대평가 결과만으로는 개인이 교육목표를 어느 정도로 달성했는지 알 수 없다.
쉽게 말해 수능 절대평가는 학생의 수능 성적을 ‘원점수’로 평가하는 것이고 수능 상대평가는 ‘표준점수’로 평가하는 것이다. 즉 2004년 11월에 치러진 2005학년도 수능에 표준점수가 적용되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수능 전 과목 점수제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부대학교 교육대학원 안선회 교수는 12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입시는 표준점수가 적용되기 전까지 전 과목 점수제 절대평가였다”고 말했다.
▲등급만 표시하기 때문에 수능 무력화
수능 절대평가를 반대하는 측은 “수능이 절대평가가 되면 수능 변별력이 없어져 수능이 무력화되고 정시가 폐지돼 금수저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지금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력고사 성적과 수능 성적이 대학 입학의 절대적인 전형 요소였던 지난 198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 학력고사와 수능은 모두 전 과목 점수제 절대평가였다. 모두 원점수 순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던 것.
정부가 추진하려는 수능 절대평가가 문제 되는 것은 원점수로 등급을 나누면서 수능 성적표에 원점수나 백분위 등은 기재하지 않고 등급만 기재하는 수능 등급제 절대평가이기 때문이다. 등급만 표시되기 때문에 수능 변별력 약화는 불가피하고 대입에서 정시가 폐지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
안선회 교수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는 수능 비중과 관계 없다. 정부가 하려는 수능 절대평가는 수능 등급만 표시하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수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