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철회하라" 安복귀 거센 반대… 安 "정계은퇴 하라는 거냐"

2017-08-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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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내홍에 분열 양상

국민의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국민의당 호남 및 비례대표 의원 등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극도로 혐오한다는 뜻으로 요즘 많이 쓰이는 '극혐'스러운 표현이 국민의당에서 난무하고 있다.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사건에 이어, 이제는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로 당이 분열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7일 조배숙 의원 등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은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 당 대표에 출마하기로 한 결심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전날 조 의원을 비롯해 정동영·천정배·장병완·장정숙·이상돈·박주현·박준영·윤영일·황주홍 등 10명의 의원은 회동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들은 앞서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면담은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서 끝이 났다. 조 의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판단을 하면 사퇴하는 게 올바른 결정이다라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했는데 평행선을 달리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상돈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에게 남아있던 깨끗한 정치, 겸손함의 이미지가 다 없어졌고 인지부조화, 터무니없는 나르시시즘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전날 자신의 출마 선언이 당에 '전기충격'을 준 것이고, 이로 인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고 표현한 데 대해 이 의원은 "심하게 말하면 영어 단어에 불쉿(bullshit·헛소리)이라는 단어가 있지 않나,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정배 의원은 "몰상식, 몰염치", 정동영 의원도 "기회주의"라는 표현을 쓰며 안 전 대표를 공격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그는 의원들과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를 들어 집에 불이 났으면 끄는데 동참해야 하지 않겠나, 가만히 있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전에 자신의 지역구였던 노원구를 방문해서도 당원들과 만나 "지금 그만두라는 말은 정계은퇴를 하라는 말과 같다"며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원외위원장 109명의 출마 촉구 서명이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 배경이 됐다는 데 대해서도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었다"면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있지 않은 분들의 진심 어린 조언에 의해 (출마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쪽에서 원외위원장 서명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홍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 원로들이 모인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는 8일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현재로선 안 전 대표의 출당을 추진하자는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당 중진들도 최대한 설득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나, 대응책 역시 단계적으로 준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장병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단은 후보등록일인 10일까지 등록을 하지 않도록 최대한 설득을 해 볼 생각"이라며 "그래도 강행한다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세를 규합해 나가자고 (의원들끼리) 얘기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당 비대위는 이날 전당대회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후보자들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다득표자 2인을 두고 다시 투표하는 규칙이다. 결선에 가게 되면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측의 '반안연대' 구축도 예상된다. 그럴 경우 안 전 대표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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