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제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주변 국가들이 경쟁력을 갖추면서 말레이시아 제조산업은 물론 젊은 실업률 문제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말레이시아는 부가 가치 산업으로 초점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장기간 국가 경쟁력이 뒤처질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까이리 자마루딘(Khairy Jamaluddin) 문화청년체육부 장관은 "만약 앞으로 30년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는 지난 20~30년간 다른 선진국들을 따라집기 위해 노력해왔다, 만약 우리가 미래 경쟁력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앞으로 30년간은 후발주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 저렴한 노동력 경쟁 치열··· 산업구조 전환 필요
주로 석유·가스를 수출하는 말레이시아는 세계 2위 팜유 생산국이다. 말레이시아의 고무는 세계 천연고무 생산의 약 40%를 차지한다. 식민지 시절 고무와 주석 생산을 기반으로 경제를 끌어올렸고 이후 전자, 식료품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남부에 위치한 말레이시아는 지정학적으로 유럽과 아시아 간 중요한 무역 통로를 확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외국 투자자에게도 시장 신뢰감을 회복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채 금리는 3년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증시는 2008년도의 두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금액은 590억 링깃으로 63% 급증했다.
그러나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도 저렴한 노동력을 내세우면서 말레이시아 제조산업의 경쟁력도 약화됐다. 나집 라작 총리는 경제 성장과 급여 인상을 내세웠으나 말레이시아 리스크는 고착화되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연구원이나 엔지니어 등 고급 인력을 육성하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는 고수익을 창출해내기 어렵단 분석이다. 로잔대학 국제경영대학원에서 선정한 가장 경쟁력 높은 국가 63곳에서 올해 순위가 5단계 떨어져 24위를 기록했다. 기술 과학 인적자원 등이 평가종목이 새로 추가되면서 순위가 밀려났다.
◆ 노동집약·낮은 생산성·저임금·청년 실업률 급증··· 고질적 문제 심화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회사들은 여전히 노동집약적이고 생산성은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태국이나 싱가포르 기업보다 기계화도 뒤쳐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저렴한 외국 노동력이 밀려오면서 기업의 자동화·혁신성은 낮아지고 임금도 바닥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지난 2015년 기준 청년 실업률은 10.7%로 전체 실업률(3.1%)과 큰 차이를 냈다.
BMI리서치의 치아 수휘 애널리스트는 "말레이시아 경제 전환에 대한 시도는 절반만 성공할 수 있다"며 "불충분한 교육 시스템과 고급인력 유출이 성장을 저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림 위 차이 말레이시아 제조업협회 회장은 말레이시아가 부가 가치 상품에 만들어내는데 속도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의 중점적 산업은 식민지 경제 기반이었던 주석 고무 생산에서 전자 공업과 야자수 농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앞으로 진전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림 회장은 "코코아 농장보다 초콜릿 농장을 세워야 한다"며 "탑글로브회사는 R&D 직원을 120여명으로 늘렸다"며 리서치 없이는 미래도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