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분양가 경쟁을 하고 있는 서울 강남권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라 양질의 도심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일 정부는 내달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민간택지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는 공공택지에만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민간택지에는 주택법 시행령상 정량요건을 충족하는 지역 가운데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지역에만 적용된다.
앞서 3.3㎡당 4750만원으로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 2.1대로 1로 마감됐다.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이 보일 때마다 꾸준히 제기됐다. 1989년 ‘분양원가연동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분양가 상한제는 1999년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면 자율화됐다가 2005년 공공택지에 한해 다시 시행됐다. 2007년에는 모든 택지에 적용됐으며, 2015년 민간택지에 대해 폐지됐다.
지난해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모든 공동주택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며, 지난 3월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후분양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미 강남권에서 분양한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선 곳이 있다. GS건설이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서초구 ‘신반포자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457만원으로 책정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분양보증을 거부당하기도 했던 강남구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는 3.3㎡당 4137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 밖에도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4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3.3.㎡당 4040만원, 서초구 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4257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오히려 공급 부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재개발 정비사업의 경우 높은 분양가에 일반분양이 잘 돼야 조합원들의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라며 “분양가 책정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는 사업장이 생길 경우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건축의 경우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사업을 빨리 추진해야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분양을 앞둔 단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 지역 내에서 △서울 4만2075가구 △경기 2만6683가구 △부산 1만7834가구 △세종 6873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