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벌써 일곱 번째다. 북한은 이 달 들어서만 두 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다. 지난 28일 북한의 '화성 14형' 시험발사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보유했다는 과시와 함께 핵 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담판을 짓겠다는 목표다.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도발이 계속될 가능성이 짙다는 데 있다. 이미 일각에서는 '8월 위기설'도 흘러나온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고각 발사로 최고고도 3724.9㎞, 비행거리 998㎞를 기록했다. 30∼45도의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약 1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강도에서 쏜다면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서부 연안 등 동남부를 제외한 미국 본토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은 이미 이번 시험발사가 미국을 향한 경고임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굳이 대륙간탄도로켓의 최대 사거리 모의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은 최근 분별을 잃고 객적은 나발을 불어대는 미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켓 체계의 믿음성이 재확증되고 임의의 지역과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대륙간탄도로켓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과시되었으며,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이 뚜렷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대미(對美) 기습타격 능력을 확보했다는 '과시용' 행보였음을 나타내는 발언이다.
미국과 동등한 지위에서 대화를 하겠다는 의도도 이번 시험발사에서 엿보인다. 북한은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담판을 짓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발사 당시 "국가방위를 위한 강한 전쟁 억제력은 필수 불가결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표현도 썼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 오는 8월 중하순경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으로 한반도 긴장이 정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전략무기들이 UFG 전후로 한반도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경계한 북한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 북한의 강대강 대치 속에 미국이 선제적인 군사행동에 나서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면서 이른바 '8월 위기설'도 흘러나오는 양상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고강도 제재를 단행하게 될 경우 북한이 이에 대한 반발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초 열릴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은 최근 북한여행 금지와 더불어 원유수입 봉쇄 등 전방위적 대북 제재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등 강경 태세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