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한 달째 국경지역 군사 대치를 지속하며 역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 시점에 중국 관영언론이 강대국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인도에 "아직 멀었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이 시짱(西藏ㆍ티베트)자치구 칭짱(靑藏)고원에서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벌인 후 나온 경고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20일 '인도의 잇따른 행보, 강대국 도약 야심이 배경'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최근 중국과 인도의 군사대치, 인도와 파키스탄과의 잇따른 교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교류 강화 등 행보를 소개하고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아직 중국과 인도의 격차는 크다"고 강조했다. 아직 멀었으니 경솔하게 행동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인민일보는 이러한 인도의 행보가 '강대국'이 되려는 야심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의 갈등 외에도 주변국과 대립이 잦고 아세안 국가와 협력 강화 등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파키스탄 국방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올 들어 인도가 휴전협정을 여기고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의 파키스탄 영토 인근지역을 무려 580차례 침범했다"며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전했다. 또, 민 아응 흘라잉 미얀마 국방총사령관이 7~8일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접견하고 국방협력 강화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인도의 동진(東進)정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이는 인도가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인도가 10일~17일 미국, 일본과 함께 인도양 벵골만 해역에서 연례 연합해상훈련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3개국 연합훈련은 인도양 진출을 시도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보샤오창(博小强)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은 "이 모든 움직임이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인도의 야심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미 남아시아에서 인도의 패권 야욕을 엿볼 수 있었다는 관점도 있다. 쑨스하이(孫士海) 중국 남아시아·동남아시아연구원은 "인도는 남아시아를 마치 자신의 '뒷마당' 처럼 여기고 외부 세력 진입을 막아왔다"면서 "모디 정부가 '주변국 제일(第一)' 정책을 내놨지만 이는 남아시아 주변국을 인도에 더욱 속박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인민일보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인도에게 "중국을 따라 오려면 한참 멀었다"며 중국에 도전하지 말라는 간접 경고도 덧붙였다.
쑨 연구원은 "인도가 빠르게 부상하는 대국임은 확실하다"면서 "하지만 경제규모가 커진다고 종합국력이 커지는 것은 아니며 군사, 교육, 보건·위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인도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또, "대국 간에는 협력도 있고 경쟁도 있다"며 "인도 주변 국경 정세의 변화를 결정하는 것은 인도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강경대응에 인도가 '외교 채널'로 긴장 해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도 언론은 19일(현지시간)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외교부 차관이 전날 인도 하원 외교위원회 회의에서 중국과의 대치 문제 해결을 위해 인도 정부가 외교 채널을 가동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오는 27~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브릭스 안보포럼에서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도 크다.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외교 당국자를 개별적으로 만나 해법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