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판 지수는 7월 들어서만 8.9%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가 0.5% 빠진 것과 비교된다. 급기야 17일 지수가 하루 만에 5.11% 폭락하며 2015년 1월 이래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쳤다. 주말 사이 열렸던 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 리스크 통제를 강화한 게 직접적 이유다.
사실 최근 들어 창업판의 부진은 금융 규제 쇼크뿐만 아니라 러에코 사태, 상장사 실적 부진, 증시 고평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 등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창업판 주가수익비율(PER)은 49.79배로, 창업판 상장사들의 실적 성장세에 비하면 고평가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실적은 그만큼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안신증권이 창업판 상장사들의 올 상반기 예비 실적보고서에 기초로 조사한 결과, 전체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만큼 창업판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의미다.
창업판 '스타급' 상장사들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창업판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원스주식(溫氏股份)은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73.71~77.8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는 러에코도 올 상반기 6억 위안 적자를 입을 것으로 예고했다. 이밖에 퉁화순(同花順)과 둥팡차이푸(東方財富) 등도 올 상반기 순익이 30% 남짓 하락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양더룽 첸하이카이위안기금 총경리는 "러에코 등 대형주 상반기 실적이 악화하면서 창업판 지수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창업판 주요 종목들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창업판 시총 상위 10대 종목 중 6개가 지난주 큰 폭 하락했다. 원스주식이 8.9%, 란쓰과기(藍思科技)가 7.25% 하락했으며, 싼쥐환바오(三聚環保), 둥팡차이푸, 신웨이통신(信維通信)등이 5~15% 낙폭을 기록했다.
창업판에 잇달아 발생한 '블랙스완' 사태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최근 발발한 러에코 사태가 대표적이다. '창업판 신화'로 불리던 인터넷회사 러에코는 문어발식 사업확장 끝에 엄청난 채무상환 위기에 몰려 감독당국의 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태다. 러에코는 지난 4월 17일 이래 부채 문제로 주식 거래가 3개월 넘게 중단된 상태다. 20여개 기관에서는 러에코 주가 목표치를 최대 40% 낮게 하향조정했다. 국영중앙(CC)TV는 러에코의 위기가 창업 실패인지, 사기 대출인지에 대해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시장은 지난 2012~2015년 창업판이 활황했을 당시 러에코 등 창업판 상장사들이 부채에 의존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으나 최근 당국의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난에 휩싸였다며 제2, 제3의 러에코가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