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오는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돼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면 2016년 2월 15일 청와대에서 이 부회장과 비공개 독대한 이후 1년5개월 만에 만나는 것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두 차례 마주할 일정이 있었지만 모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오는 19일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의 뇌물공여 등 혐의 공판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
10일 자신의 재판에는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발가락 부상을 들어 이날부터 11일과 14일 연달아 3차례 불출석했다. 이후 14일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출석을 권하자 다리를 약간 절뚝이며 서울중앙지법에 나온 바 있다.
19일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증언에 나서면 그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청와대 캐비닛에서 둘의 첫 독대 한달 전인 2014년 8월께 작성된 것으로 확인된 '삼성 관련 문건'이 나왔고, 과거 정부와 이 부회장 측의 연계 속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체계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란 의심이 커진 상태다.
이 부회장의 뇌물 사건 재판부는 21일 '비선실세' 최순실씨(61)를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와 상의해 채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수많은 증인신문이 예정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한은 10월 17일 만료를 앞둬 앞으로 공판 진행에 차질이 불가필할 전망이다.
한편 형사합의22부는 7월 셋째 주 월요일과 화요일 박 전 대통령 및 최씨의 뇌물 재판을 연다. 17일에는 삼성합병과 관련해 김종중 삼성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됐다. 20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이 피고인 신분으로 나오고, 천홍욱 전 관세청장과 황모 전 기획재정부 관세제도과장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