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정부가 최근 코레일과 SR의 통합 검토에 들어갔지만 태스크포스(TF) 구성부터 결론 도출 이후까지의 과정에 있어 넘어야 할 난관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토교통부가 우선적으로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 내야하는 것은 물론, 균형 감각을 잃지 않은 가운데 코레일과 SR 간의 견해차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 같은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업계는 통합 문제가 빠르게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을 의식한 조심스러운 반응으로 해석했다. 다만 정부가 '철도 공공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여전히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관련 교수는 "정부가 분리운영이 낫다고 판단했다면, 애초부터 이 문제는 부각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의 첫 단추인 TF 구성이 정말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며 "단순한 SR과의 통합 논의가 아니라 13년 전과 같은 철도청으로 회귀 하느냐까지 걸려있는 문제다. 만약 통합이 되면 철도산업 시스템 전반이 뒤바뀌게 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철도 구조개편 방향과 관련해 공공성 강화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의 편의 증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양 기관의 속사정과 상관없이 당장 KTX와 SRT의 요금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경쟁체제 구축 효과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철도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철도 통합에 대한 대원칙부터 마련해야 한다. 철도 운영의 효율성과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소비자 편익증대 등 우선순위부터 정해야한다"며 "이같은 논의를 향후 2~3개월 안에 끝낸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코레일과 SR의 통합이 이뤄질 시 이후 상황에 대한 철저한 시뮬레이션도 동반돼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코레일과 SR을 물리적으로 합치는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다. 양 기관 간의 인력 차이가 크고, 특히 현재 SR의 경우 상당수 업무를 위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용 승계 문제, 주식 매입 문제에도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문제는 통합 이후의 상황에 대해 정부가 전혀 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흡수한 인력을 코레일 내에 완벽히 재배치할지, 아니면 수서고속철 관련 별도의 조직을 만들지 조차 논의가 안 돼 있다"며 "특히 코레일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되면 국토부 내 철도국의 역할도 미묘히 바뀌게 된다. 중복업무가 생겨 코레일이나 국토부 내에 할 일이 없어지는 부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국토부가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