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 기자 =청와대는 13일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개정협상을 요구한 데에 "재협상이 아니라 개정협상 요구를 받은 것"이라며 "그것이 곧 개정협상을 개시한다는 의미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협상이라고 했는데 재협상이 아니다. 공식용어는 개정협상, 후속협상이라는 용어가 맞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오전 5시에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의 서한이 산자부 장관 앞으로 왔다”면서 “한미 FTA 규정에 따라 당사국 한 쪽이 공동위원회 특별세션을 열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상대국은 30일 내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공동위원회 특별세션을 열 수는 있지만 협상을 과연 개시할지, 그 내용이 무엇일지는 완전히 합의가 돼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 손실을 줄이고 미국인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하려는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USTR은 "특별공동위는 한미 FTA의 개정을 고려할 수 있거나 약정의 수정과 조항의 해석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한미정상회담 때 개정협상은 합의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방문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양측 참모들이 배석한 확대정상회담에서 미국은 FTA에 따른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를 거론했다. 그러나 우리 측이 통계수치 등을 인용해가며 반박했고, 재협상이든 개정협상이든 합의한 바 없다는 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다른 나라와의 무역 협정 내용을 개정하려면 협상 권한을 보유한 의회로부터 협상권을 위임받고자 본협상 개시 90일 전 의회에 통보하고, 30일 전 협상 목표와 전략 등을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FTA 개정협상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이날 오전 10시 미 무역 대표부의 서한과 관련한 브리핑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선 우리 정부는 통상교섭본부장이 공석인 점을 들어 회담을 다소 연기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는 중이고, 이에 따라 공동위원회의 우리 측 의장인 통상교섭본부장도 임명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미국 측과 실무 협의를 통해 개최 시점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