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 기자 = 고금리로 지탄을 받아 온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금리 상품을 활발히 판매한 영향이다. 이같은 대출 금리 인하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33개 저축은행 가운데 25개사의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5월말 기준)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JT친애저축은행이 23.62%에서 올해 20.99%로 2.63%포인트가 줄었고 SBI저축은행은 23.77%에서 21.94%로 1.83%포인트가 줄었다. 양사는 다른 대형 저축은행에 비해서 평균 금리가 낮은 편에 속할 뿐만 아니라 금리 내림폭도 컸다. 한 예로 OK저축은행의 평균 대출 금리는 26%로 전년(26.62%) 대비 0.62%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의 금리대별 취급 비중을 보면 5월 기준으로 금리 18% 미만 취급 비중이 지난해 15.86%에서 올해 25.62%로 확대됐다. 반면, 금리 27%~27.9% 구간 취급 비중은 27.91%로 전년 46.2%에서 18.29% 포인트 줄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원더풀 와우론도 출시 1년 반만에 누적 실적 2000억원을 돌파했다. 원더풀 와우론의 전체 이용자 가운데 74%가 신용등급 4~7등급인 중·저신용자였다. 평균 금리도 연 15.86%(올해 5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향후 대출 금리도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금리 20% 이상인 고위험 대출에 대한 추가충당금 적립률을 기존 20%에서 50%로 대폭 상향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당금 쌓기에 돌입하면 평균 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은 중금리 활성화와 충당금이 주요 이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평균 금리가 떨어질지 말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면서 "중금리 상품이 추후 연체가 늘면 수익성이 높은 고금리 상품으로 다시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평균 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에서도 외면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금리가 많이 떨어졌으나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급전이 필요한 서민계층은 제도권 금융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평균 금리가 늘어난 곳은 대명(15.21%→19.5%), 진주(13.38%→18.07%), KB(14.99%→17.03%) 등 비교적 대출 금리가 낮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해당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전에 적금과 연계해서 팔던 대출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면서 고금리로 전환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