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신 기자의 30초 경제학] 스타벅스의 이유 있는 고집

2017-07-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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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이클릭아트 ]

임애신 기자 = 점심 때 스타벅스에 가면 정신이 없습니다. 음료가 나오면 바리스타가 "A-67번 고객님. 아메리카노 두 잔 나왔습니다"라고 목청껏 외치지만 잘 들리지 않습니다. 

목에 핏줄을 세우며 같은 말을 반복하는 바리스타를 보면 안쓰럽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답답합니다. 진동벨이 없으니 대화 중에도 바리스타의 외침에 신경써야 합니다. 

여기에는 고객과 눈을 맞추며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매장을 단순히 음료를 마시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교류의 장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겁니다. 본사 정책상 고객의 이름을 부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주문번호로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심 때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우리나라 카페 문화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시끌벅적한 매장 안에서 바리스타 목소리가 잘 들릴리가 없겠죠.

스타벅스는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사이렌오더를 도입했습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준비가 완료된 후 앱에 등록된 닉네임으로 불러줍니다. 동시에 알림도 뜹니다. 진동벨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조앤더주스는 아예 주문받을 때 고객 이름을 물어봅니다. 이름을 물어보면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물꼬를 트기 위한 겁니다. 캐스퍼 바세 창업자 겸 대표는 스타벅스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건강한 스타벅스'를 콘셉트로 잡았다고 합니다.
 
덴마크 본사 정책상 고객과 최대한 스킨십을 많이 하는 게 핵심인데, 이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많아 단골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나 조앤더주스가 순전히 이익을 많이 내고 싶었다면 다른 카페들처럼 진동벨을 도입했을 겁니다. 모든 카페가 똑같을 필요는 없겠죠. 선택은 고객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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