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터진 中 고급 생수시장… 브랜드만 100개 경쟁

2017-07-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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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리미엄 생수 시장

일반 생수 시장 성장률의 5배 육박

프랑스 '에비앙' 한국 '삼다수' 등

中 토종 브랜드와 치열한 시장경쟁

아주차이나 김중근 기자 =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지름길이 있다. 그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를 아는 것이다. ‘욕망’을 읽고 충족시키는 것보다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고급화되고 있다. 경제성장 가속화에 따라 구매력이 커진데다 안목이 높아진 탓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도 이런 국민들의 소비 패턴 변화와 욕구 충족에 발맞추고 있다. 제품 품질의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인들의 삶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소비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프리미엄 생수 전성시대’라는 점이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인식아래 가격보다 품질을 따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인들의 식수에 대한 관념이 변하고 있다. 위생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생수, 특히 프리미엄 생수를 즐겨 찾는다. 건강을 생각해 자신의 체질에 따라 식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생수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중국 음료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보이던 생수시장은 2015년에는 47%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면서 ‘몸에 좋은 물’에 대한 소비 욕구가 커진 탓이다.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담수 자원은 7%에 불과하다. 구매력이 높아진 중산층의 위생에 대한 염려가 프리미엄 생수시장 성장의 원동력인 셈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생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매월 일정 금액을 생수 구입에 지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프리미엄 생수뿐만 아니라 일반 생수시장 또한 잠재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중국 1인당 생수 소비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중상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6~2021년 중국 생수산업 시장 분석 및 투자 배경 자문 보고’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중국 생수 소비량이 985억 위안(16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프리미엄 생수 구매는 일종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질이 우수한 수원(水源)지에서 생산된 많은 프리미엄 생수들이 브랜드화 돼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외국산 수입도 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2010년 대비 15.5%의 증가율을 보였다.

프리미엄 생수시장의 성장률은 일반 생수시장에 비해 4배에 달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생수의 프리미엄화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졌고, 생수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 내 생수시장에서 프리미엄 생수의 점유율은 10% 정도다.

일반 생수시장의 성장률이 11% 수준인데 비해 프리미엄 생수시장의 성장률은 50%에 달한다. 중국 일반 생수의 평균 이익률은 3.8% 수준이지만 프리미엄 생수의 이익률은 25%나 된다. 일반 생수에 비해 이익률이 6~7배나 높다. 중국의 프리미엄 생수시장은 이미 거대한 블루오션이다.

이 거대한 블루 오션을 세계 ‘물 산업’ 선진국들이 가만히 내버려 둘리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의 에비앙(evian)과 페리에(Perrier)를 비롯 이탈리아 산펠레그리노(SANPELLEGRINO), 뉴질랜드 안티포(antipodes), 노르웨이 보스(VOSS) 등 외국 유명 생수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토속 브랜드들과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중국도 자국의 ‘물 시장’을 외국 업체에 고스란히 내줄 수는 없는 일. 중국 생수 제조업체들도 프리미엄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티베트 5100(西藏5100), 백세산(百岁山),곤륜산(昆仑山), 헝다빙촨(恒大冰泉), 바마광천수(巴马矿泉水) 등 많은 기업이 브랜드와 가격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유명 중저가 생수 브랜드인 농부산천(农夫山泉)은 유리 소재를 사용, 정가 40위안(약 7000원) 프리미엄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당 성분이 든 음료를 멀리하는 추세다. 위기감을 느낀 대표 탄산음료 업체들도 생수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조우코카콜라유한회사는 올들어 지난 2월부터 쑨웨(纯悦), 빙루(冰露)라는 이름의 두 생수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펩시도 같은 달에 프리미엄 생수인 LIFEWTR(生命之水)를 출시했다. 독특한 디자인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프리미엄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의 중국 경제를 ‘뉴노멀 시대’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무역 수입 규모가 줄어든 반면, 생수 수입 규모는 늘었다. 수입 생수시장은 2014년 38.2%, 2015년 33.1%, 2016년 20.2%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년에 비해 성장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프랑스는 중국 수입 생수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1위 생수 수출국이다. 중국 내 한국에서 수입된 생수 수입금액은 2015년에는 전년에 비해 438%나 증가했다. 중국 시장에 수입되는 한국 생수 브랜드로는 삼다수(SamDaSoo), 이오에스 테스트(EOS TASTE), 진로(JINRO), 워더웨이스(沃得卫斯) 등이 있다. 농심 백산수(白山水)는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어서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국 내 생수시장은 중국 제품과 외국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호각지세(互角之勢)다. 서로 조금도 낫고 못함이 없는 상태다. 중국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는 100개에 달한다. 업체들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차별화 마케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자 중국 정부당국은 2016년 1월 1일부터 ‘식품안전국가기준식수’를 실시하고 있다. 과장광고와 모호한 용어 사용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혼돈을 줄 우려가 있는 상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중국 생수 생산량은 2015년 기준 세계 1위다. 연간 생산량은 560만톤. 하지만 중국 국민 1인당 생수 소비량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다. 독일의 1인당 생수 소비량에 비하면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의 생수시장, 특히 프리미엄 생수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중국의 프리미엄 생수시장은 구매력이 커지고 소비가 고급화되면서 ‘봉이 김선달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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