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에 역행 … 보험업계도 철퇴 맞나

2017-07-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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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의 영업점포 축소에 제동을 걸면서, 보험업계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직원수와 점포수를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긴축 재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일자리 창출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에게 미운털이 박힐까봐 걱정하는 눈치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5개 생·손보사가 발표한 올해 1분기말 현재 총 직원 수는 4만1103명이다. 지난해 1분기말보다 3.2% 줄어든 수치로 대다수 보험사에서 직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흥국생명,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직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흥국생명 총 직원 수는 7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감소했다. 

동부화재 역시 총 직원 수는 4476명으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메리츠화재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70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9.2%나 급감했다. KDB생명도 최근 희망퇴직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키며 인력 줄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업점포 감소율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보험사의 점포 수는 지난 2월 말 기준 현재 6727개로, 이는 4년 만에 1000개 이상 줄어든 수치다. 2013년 기준 국내 보험사의 점포수는 7861개로 8000개에 육박했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늘어날 전망이라 보험사마다 지점 통폐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래픽= 김효곤 기자 hyogoncap@ ]

흥국생명은 최근 현재 140개인 지점을 80개로 축소하는 ‘지점 효율화 전략’을 발표했고, 메리츠화재는 대형지점 전략을 도입하면서 221개의 영업지점을 102개로 줄였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2013년 3월 말 974개이던 지점을 지난 3월말 기준 729개로 4년 간 약 200여개 가량이 줄였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독립법인대리점(GA)의 성장으로 판매채널이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행보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라는 점이다.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은 정부는 최근 은행권이 점포 축소를 확대하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금융당국은 총 점포의 10% 이상을 줄이는 등 대규모 통폐합을 추진하는 은행에 대해 고객 이탈에 따른 유동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건전성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또 은행이 점포를 폐쇄하기 각각 2개월 전에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알리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폐쇄 시점, 폐쇄 사유, 대체 가능한 인근 점포의 위치를 안내하도록 했다.

결국 이같은 정부 정책이 보험업계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차례 더 추가 인하하며 카드사들의 희생을 강요한 것처럼, 보험사들의 일자리 축소에 제동이 걸릴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늘어날 전망이라 보험사마다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 비용 감축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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