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가상화폐 가격이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가상화폐의 대표격인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리플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3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30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의 시세가 2일 오후 1시쯤 293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잠시 후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이날 오후 9시40분께 다시 300만원대가 무너지면서 이날 종가는 결국 299만9000원을 기록했다.
다른 가상화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12일 45만7000원에 거래되던 이더리움은 보름 만에 28만1000원으로 38.5% 떨어졌으며, 현재 30만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대시, 라이트코인, 리플 등도 지난달 20일 정도에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양상이다.
거래량에서도 투자위축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이 고점을 찍은 5월25일부터 3일 동안 하루 거래량은 3만BTC 이상을 보였다. 반면, 6월 들어서는 4거래일을 제외하곤 하루 거래량이 1만BTC대에 머물었다. 7월 1일과 2일에는 더욱 하락해 9000BTC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21일(미국 현지시간) 319달러에 거래되던 이더리움이 순간 10센트까지 폭락하며 투자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급속도로 퍼진 데다가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정보유출과 해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에서 범죄에 악용되는 가상화폐에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서 투기에 가까운 투자 광풍이 불면서 이같은 급등락 현상이 다른 나라보다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이 지난 6개월 간의 상승세 이후 이익실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 시세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