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시작됐지만 '도심 속 피서지'였던 은행의 실내온도는 낮아질 줄 모르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전국적으로 벌어진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 이후 변화된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 피크 시간대(10~12시, 14~17시) 민간기관의 실내 평균온도를 26도 이상으로 '권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중은행에서는 5월 중순부터 반소매 셔츠에 노타이 차림, 여름 정장 또는 하계 유니폼 등을 입는 '하계 복장 착용령'이 내려졌다. 한낮에는 무더워도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 탓에 여름 옷을 입기 이른 감이 있었지만 일찍부터 반팔 착용을 권장한 것이다. 냉방을 조금이라도 덜 해서 경비를 절감하자는 차원이다.
이 외에도 은행은 다양한 에너지 절약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시작과 함께 냉방기 가동 시 환풍기 가동을, 퇴근 1시간 전에는 냉방기 가동을 중지하고 있다. 냉방효율을 높이기 위해 업무 시작 전 주·부 출입구를 개방해 환기시키고 전 층의 창가·복도의 등, 격등을 소등한다.
일부 은행에서는 점심식사 시간과 퇴근 1시간 전 냉방기 가동을 중지하고 개인용 냉방기구도 사용을 자제시키고 있다. 컴퓨터 등 사무기기의 경우 30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전원을 차단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바깥 온도와 큰 차이 없는 영업점 실내온도에 불만을 터트리는 일부 고객들도 있다. 그러나 실내 적정온도 유지 지침을 설명하고 직원들이 땀 흘리며 업무하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고객들은 수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점과 본점 모두 26도 이상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영업점은 본점과 달리 고객들이 직접 내방하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실내온도를 지난해보다 낮추기보다 정부 방침에 따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