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한지연·윤주혜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권 수장을 직접 불러 현안에 대해 집중 점검키로 했다. 금융 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한다는 명목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계부채와 카드수수료 문제 등에 대해 당국의 지침대로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반응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웅섭 금감원장은 지난 26일 은행연합회 정례 이사회 이후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부동산 대책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가계부채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이에 대한 협조를 강조하기 위한 자리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은행의 의견을 공유하고 은행을 단속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7% 선에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 대비 초과한 은행들에 대해서는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창구 지도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28일에는 보험사 CEO가 금융위원회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최종 보고를 한다. 이 자리에는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을 포함해 25개 생보사 CEO와 13개 손보사 CEO 등 보험업계 수장 38명이 참석한다.
IFRS17 도입준비위원회 산하조직인 실무지원단에서 그동안 마련한 IFRS17 도입 방안에 대한 최종 보고와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개선방안, LAT할인율에 대한 심의가 다뤄질 예정이다.
30일에는 금감원이 카드사 CEO들을 불러 모은다. 이 자리에서 진웅섭 금감원장은 카드업계의 고충과 달라진 경영환경에 대한 애로사항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오는 8월부터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은 영세, 중소가맹점의 연매출을 확대하는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또 정부가 신규 가맹점이 영세, 중소가맹점으로 결정되면 그동안 카드사들이 받았던 수수료를 환급해주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부담감이 상당하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기업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며 "당국에 수수료 인하를 통해 감소된 수익원을 카드사들이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축은행 업권은 아직 별다른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해서 어떤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면서도 "추후 일정이 잡히면 저축은행의 경우 고금리 대출과 취약차주가 이슈인 만큼 이와 관련해서 지침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