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주의보'…작전세력 개입·해킹 피해에 불안

2017-06-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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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문은주·안선영 기자 =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가상화폐가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안정된 시장 형성이 어려운 데다 투자 사기가 급증하는 등 부작용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 급격한 폭락 현실화…우후죽순 개발 경쟁도 불안 요소
비트코인 전문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는 최근 보도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상화폐 버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중앙은행의 양적 완화로 글로벌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폭락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기준(이하 현지시간) 개당 3012.0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은 불과 사흘 만인 15일 1000달러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 2015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 등은 향후 비트코인이 개당 2700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추이는 아직 알 수 없다.

비트코인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주목받았던 이더리움은 21일 한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약 319달러에 거래되다가 몇초만에 10센트로 주저앉기도 했다. 나흘 만에 약 279달러 선까지 회복했지만 지난 1월에 비해 4500% 가격이 상승했던 점에 비춰보면 등락폭을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작전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거대 자본력을 가진 이들이 '스캘핑'을 통해 시장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스캘핑(scalping)이란 주식 보유시간을 통상적으로 2~3분 단위로 짧게 잡아 하루에 수십번 혹은 수백번씩 주식 거래를 해 박리다매식으로 매매차익을 얻는 기법이다. 

이처럼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것은 실체 없는 투자력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 접근 범위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한 개발과 투자가 이뤄지면서 변동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인터넷 상에는 약 700종류의 가상화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화폐 간 점유율 편차가 큰, 이른바 '롱테일' 현상은 견제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 5위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리플(XRP), 이더리움 클래식(ETC) 등이 차지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등장과 쇠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특정 화폐에 투자가 집중되면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일본, 고수익 보장 사기 횡행…법 보완에도 불안 여전

일본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미숙한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비트코인 사기 건수가 늘고 있다.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4년 194건에 불과하던 가상화폐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해 819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자가 48%를 차지하는 가운데 100만엔(한화 약 1020만원) 이상의 고액을 탈취당한 사례도 15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올해 말까지 반드시 오른다는 말만 믿고 투자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가상화폐 구입시 일부 세금이 면제된다. 차세대 화폐로서 향후 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가격 변동 위험성이 큰 데다 돈세탁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해에는 도쿄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 옥스'가 돌연 파산하면서 이용자들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금결제법 개정·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편법적인 범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한국도 불안…홈페이지 다운에 투자자 '안절부절'

국내 가상화폐 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가상화폐 매매는 물론 관련 입출금 서비스가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빗썸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디도스 공격으로 빗썸 홈페이지 트래픽 과도화 현상이 발생해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며 "관련 입출금 서비스 등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후 트래픽 과도화 현상에 따른 사이트 접속 지연, 빗썸 서버 점검 및 DNS변경에 따른 접속 지연이라고 입장을 바꿔 불안감을 더했다. 금융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일요일 오전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 트래픽 과도화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화폐 분실 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가상화폐 취급업자가 해킹 공격을 받아 가상화폐가 유실된 사례가 일어났다. 가상화폐 취급업자가 관리하는 암호키가 유실되는 경우에도 화폐가 분실될 수 있으며, 사고 발생시 이용자에게 손실을 전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영국 애버딘 자산운영의 글로벌 벤처 캐피털 책임자인 피터 드니어스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상화폐 가격은 네트워크 사용량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형성돼 있다"며 "이른바 '골드 러시' 현상에 의한 급격한 가격 상승은 대표적인 거품 지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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