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9년 동안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켜온 신한금융지주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적극적 인수합병(M&A)과 자회사 지분 투자로 거센 추격을 펼치고 있는 KB금융이 지난 2008년 이후 다시 '1위 타이틀'을 거머쥘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실적에서도 KB금융이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올 1분기에 997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1위 자리를 지켰고, 같은 기간 KB금융은 87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2위에 머물렀다. 단순히 수치만 보면 신한금융이 1000억원 넘게 앞섰다. 하지만 신한은 지난해보다 수익이 29.26% 증가했고 KB금융은 60% 가까이 성장했다.
지주회사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 부문에서는 KB국민은행이 이미 1분기에 신한은행을 제꼈다. 특히 신한금융의 1분기 실적에는 일회성 이익이 크게 포함되어 있어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신한금융이 KB금융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비은행 계열사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업체인 신한카드를 제외하고 신한생명(6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위), 신한금융투자(6위)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모두 업계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를 꾸준히 인수하며 사업구조 다각화를 꾀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KB증권이 시너지를 내고 있고, 지주사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경영 실적도 2분기부터 지주 실적에 추가로 포함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비은행권 실적이 선두 경쟁의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그동안 자회사에 대한 투자자산이 사실상 정체된 신한금융에 비해 KB금융은 앞으로 지속적인 수익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2분기 실적으로 리딩금융그룹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