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여권에 따르면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비대위는 국정안정과 당의 화합과 변화라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풍부한 경험과 즉시 투입 가능한 전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은 26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30일께 권 의원을 정식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이번 지도부 구성은 '쇄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동훈 전 대표와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각종 현안을 두고 수차례 불협화음을 냈던 만큼 '투 보이스'가 아닌 '원 보이스'로 합심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러나 당 안팎으로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원내 5선·율사·친윤계'라는 공통점을 가진 투톱을 향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권 비대위원장 지명자는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정권 탈환에 일조했고 초대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권 원내대표도 지난 대선 때 중앙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는 등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비판 목소리가 강하다.
국민의힘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을 중심으로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국면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12월 3주 당 지지율(29.7%)이 계엄 선포 이전(11월 3주 30.3%) 수준으로 회복한 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교했을 때 아직 '콘크리트 지지층'이 굳건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새 비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이미지 회복을 노릴 방침이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민들 마음이 풀릴 때까지 계속해서 사과드리겠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고려해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내란·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모의 특검법, 헌법재판관 임명 등 국정 관련 현안을 두고 탄핵안 인용 전까지는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권영세 지명자는 전날 언론인터뷰에서 "조기 대선 준비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탄핵 방어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친윤계 인사들로 구성된 새 지도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탄핵 정국에서는 야당과 협상력이 중요한데 우리 입장을 밑어붙이기만 하다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