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지난달 30일 국내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정식 개장했다.
당일 오전 8시30분. 공식 오픈 시간 1시간 전에도 매장 입구는 중국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전날부터 밤을 꼬박샜다는 중국인들과 열을 맞춰 엘레베이터 탑승을 기다려야 했다. 사드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불과 몇달 전 '한한령' 시기와는 대조된 풍경이다.
그랜드 오픈과 함께 취급 브랜드도 320여개에서 420개 수준으로 늘었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익숙한 해외 명품뿐 아니라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선호가 반영된 브랜드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타워동의 경우 국산 중소기업 제품과 지역 특산품을 앞세우면서 중소기업과 지역경제와의 상생을 강화했다.
우선 중소 브랜드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팅관’ 및 팝업 매장을 신규 조성했다. 국산 제품의 매출 증대를 위해 국산 화장품 매장 평균 면적을 늘리고 동선도 확대했다.
일부 중소기업 화장품 매장은 '포토존'처럼 활용돼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례로 '3CE' 매장은 비행기 내부 콘셉트를 차용한 데다 분홍색으로 매장 전면을 꾸몄으며, 비치된 의자도 실제 비행기 좌석과 유사하게 연출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적극 알리기 위한 한국전통문화관과 특산품관도 새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이도도자기 등 전통 공산품과 방짜유기와 금박제품 등 무형문화재 장인이 만든 상품을 판매한다. 매장 역시 한국 전통 가옥 콘셉트로 설계, 매장에 방문하는 즐거움을 강화했다.
동시에 해외 명품도 일부 입점시켜 관광객이 애비뉴엘동에만 몰리지 않도록 기획했다. 타워동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및 호텔과 엘레베이터로 연결돼있어 관광에서 쇼핑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쇼핑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김정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부점장은 "단순히 중소기업이나 지역 제품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인테리어에 특히 신경썼다"면서 "애비뉴엘동과 타워동 사이에 통로를 이용한 퍼레이드 등을 기획해 고객이 자연스럽게 양측 매장을 방문하도록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첫날 월드타워점을 찾은 고객들은 중국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해 각자 원하는 매장에서 일일이 번호표를 받는 등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월드타워점을 찾은 왕씨 성의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해외 명품은 믿을 수 있어 언제나 중국인에게 인기가 많은데 한국 최고 넓이라고 하니 종류도 많을 것 같다"면서 "해외 명품뿐 아니라 마스크팩이나 립스틱, 김과 같은 인기 높은 한국 제품도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옛날처럼 마음 편하게 한국에 오는 사람이 적지만, 한국 제품은 아직 인기가 많아 향후 (외교적인) 방향에 따라 관광객이 늘어나는 속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