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말레이시아 링깃이 달러 대비 견조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제가 턴어라운드 신호를 보내면서 말레이시아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더스타 등 외신이 집계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링깃은 올해 2분기(4~6월) 달러 대비 3% 가까이 오르면서 아시아 통화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4.45% 오른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나집 라작 총리까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국부펀드 1MDB 스캔들로 정계가 어수선하지만 수출업체들의 강력한 실적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전년비 5.6% 성장률을 달성해냈다. 2015년 초 이후 최고치다.
파이오니어 자산운용의 하칸 악소이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글로벌 경기 회복과 안정적인 에너지 가격 등 말레이시아의 거시 경제 환경이 개선되면서 올해 중반 말레이시아의 전반적인 경제 전망을 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정치권 부패 스캔들로 인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말레이시아 증시로 유입된 해외 투자액은 24억80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으로 동남아 중 최대 규모였다. 여기에 힘입어 FTSE 부르사 말레이시아 주가지수는 6월 16일에 2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채권시장도 4~5월에 37억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9%까지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슈로더자산운용의 마누 조지 채권 애널리스트는 말레이시아의 경제적 요인이 정치적 요인을 압도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적 흐름, 중앙은행 정책, 매력적인 경제 정책, 선진국과 중국 경제에 대한 민감성과 같은 경제적 요인들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두가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노무라홀딩스는 말레이시아 주식의 경우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성장 모멘텀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비중축소(underweight)’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