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 김용만 단장 "3·1운동은 대한민국 건립 초석, 혁명으로 불려야"

2017-07-02 18:00
  • 글자크기 설정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시민위원회'… 새 정부, 서울시 역사 의식 변화 긍정적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서울시가 추진 중인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용만씨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강승훈 기자]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3·1운동은 유관순 열사와 여러 만세운동 수준에서 인식되는 게 일반적인데, 사실 그보다 더 위대한 역사적 사건입니다. 연인원 220만여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검거된 인원은 5만여명 그리고 2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향후 명칭부터 3·1혁명으로 바뀌어야 할 겁니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쳐 펼치는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용만씨(32).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어딘가 남다르다. 겉모습은 물론이고 말투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때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란다. 아버지는 김양 전 보훈처장이다.
김용만 단장은 지금 3·1운동을 향한 우리사회의 평가에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 간략히 대한민국 건립의 초석이라고 규정했다. 김 단장이 손발을 맞추고 있는 310명의 시민위원은 관련사업 기획부터 실행까지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10~70대에 이르는 폭넓은 연령대가 참여한다. 궁극적으로 3·1운동의 인식전환을 꾀하고자 한다.

올해 초 서울시로부터 시민위 단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당시 그 중압감은 엄청났다고 털어놨다. 김 단장은 "주위의 만류 전에 내 자신이 먼저 거절하고 싶었다. 나이로나 경험상으로 너무 부족함이 많았다"며 "대외적으로 증조부님과 가족을 대신해야 했기에 단순히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민을 거듭하던 시기에 총괄계획을 맡은 서해성 감독과의 대화로 생각이 돌아섰다. 바로 김 단장을 포함한 젊은 세대가 우리역사에 무관심하다는 따끔한 질책이었다. 그는 서 감독이 "역사와 관련된 많은 부분을 아직 웃어른들께 의지하면서 소극적인 자세로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김 단장은 역사는 흐르는 것이고, 그 흐름이 온전히 이뤄지기 위해 어른들의 짐을 우리가 이어받아야 했지만 책임감만 회피하려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했다고 회상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증조할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게, 보다 능동적으로 우리나라의 역사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단장은 3·1운동을 포함한 독립운동이 과거 정권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됐던 데 반해 새 정부와 현 서울시의 무한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3월 1일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현장에서 3·1운동과 촛불집회를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것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월 이 사업의 브리핑 자리에서 국민들 공감대를 이끌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김 단장은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들로부터 그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많다. 취임사에서도 '역사'란 단어를 7차례나 언급한 문 대통령은 역사의식이 뚜렷하신 듯하다"며 "선대의 지혜와 경험을 숙지해 우리시대 발전에까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긍정적인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박 시장에 대해서는 2015년 '광복 70주년' 때에 지근거리에서 수차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그해에 중앙정부에서 큰 규모로 예정됐던 사업들이 빛을 보지 못했다. 이에 서울시가 보다 적절한 수준으로 만들고자 힘썼다"면서 "당장 추진 중인 내용들도 온전한 정부의 부재 속에 시작된 것이 사실이다. 시는 후세로의 도리를 지킬 수 있게 해준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제 시민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는 김 단장은 지난달 26일 증조부님의 서거일에 백범일지 1차 낭독행사를 가졌고, 8월 29일(백범 탄신일)과 11월 15일(일지 초판 발행일)에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외 3·1운동 관련 답사(태화관·조선신궁 등) 및 강연, 토론 캠프(공화정 100년의 의미) 등 바쁜 일정이 계획됐다.

김 단장은 "우리 뿌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나라는 더 굳건해질 수 있다. 젊은이들이 어르신들의 역사적 지식을 전달받고 본인 것으로 만들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삶의 무게에 더해 아직도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이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