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으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부문 연구개발(R&D) 및 투자를 이끌어낼 방안을 제시하고, 일자리 정책 역시 정부 주도보다 민간부문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산업방향과 경제정책 윤곽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재벌개혁 추진도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상생기조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되,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경제정책방향 발표 눈앞…‘4차산업혁명‧재벌개혁‧내수’ 고민 담겨야
그만큼 하경방에는 향후 5년간 경제정책 큰 틀을 제시해 시장과 민간에 예측가능성을 높여주고, 본격적인 성장전략을 펼치기 위한 기반을 마련돼야 한다. 동시에 금리인상‧부동산‧내수 등 단기적인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도 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대외여건이 일부 개선돼 수출 중심으로 경기상황이 개선됐지만, 내수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며 “하경방에는 민간소비‧투자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추가경정예산(추경) 설득과 집행을 어떻게 할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응, 향후 폴리시믹스 융화 등의 접근법을 큰 틀에서 제시해야 한다”며 “최근 이슈인 부동산 대책 관련해 강도에 따라 건설경기‧자산 마이너스 등을 고려해야 하고, 한미 금리역전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굵은 과제들은 이미 제시됐다”며 “하반기에는 정부조직을 안정화시켜야 하고, 경제‧사회적으로 성장의 기반을 다져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성장‧일자리를 개선하겠다’보다 중장기 성장을 위한 법‧제도, 사회통합 등 시스템을 탄탄히 마련하겠다는 의지와 중장기 경제정책 과제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정책, 성급한 추진보다 분위기 조성해야
일각에서는 새 정부 정책이 일자리 부문에 너무 집중돼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4차 산업혁명 등을 대응한 경제‧사회부문의 혁신을 통해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다.
재벌개혁 역시 대기업 개혁 자체가 목적이 아닌 공정한 시장경제 속에서 중소‧중견기업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지, 비정규직 등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인기영합주의 성격이 강한데, 이는 필연적으로 재정악화를 불러온다”며 “결국 중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이 확충돼야 좋은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과 재정건전성 확보라는 긴 호흡의 정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일자리는 경제활동의 결과”라며 “정부가 ‘결과’를 직접 관리하는 것은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행동할 수 있는 환경과 법률‧제도로 (일자리가 창출되도록)유도하는 게 정부의 올바른 일자리 정책”이라고 조언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정부가 고용지원 정책을 편다고 기업이 일자리를 바로 창출하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늘릴)원인을 제공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 속에서 민간이 먹거리를 찾아야 일자리가 늘어나는 만큼, 4차 산업혁명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산업정책 방향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홍 경영대학장은 이어 “재벌개혁은 공정거래 강화 기조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상생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 대기업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과도한 경제력집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수준에서, 우리경제에 누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도 “재벌개혁은 기업의 지배구조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관계를 통해 우리경제를 어떻게 혁신적인 형태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사회 체제를 포괄하는 혁신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민간의 혁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자율‧경쟁원칙을 위한 법‧제도‧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책의 일관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