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60번째 타자는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배우 김옥빈이다.
‘악녀’는 살인 병기로 길러진 한 여자와 그녀를 둘러싼 두 남자, 자신의 정체를 절대 드러내지 말아야 할 세 사람의 비밀과 복수를 그린 액션물이다. 김옥빈은 이번 작품에서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킬러 숙희 역을 맡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액션은 역시 엔딩이죠. 하하하. 버스 액션을 찍으면서 워낙 고생을 해서요. 테이크도 여러 번 가고, 좁은 공간에서 거친 액션을 찍는 데다가 인원수도 많으니까. 다들 몸 부대끼면서 찍었죠.”
숙희는 중심인물인 중상(신하균 분)을 찾아가 그에게 이유를 묻지만, 중상은 이를 잃은 숙희가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고, 중심인물인 중상(신하균 분)을 찾아가지만, 그는 숙희에게 시원한 답을 해주지 않는다. 켜켜이 쌓인 분노가 폭발한 숙희는 버스를 타고 도주하던 중상과 일행을 잡고 처절한 피의 복수를 펼친다.
“달리는 차에서 날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다들 ‘CG(Computer Graphics)네, CG야’라고 하시는데. 그거 실사에요! 하하하. 줄만 지운 거지 스태프들이며 배우들이 직접 몸을 날렸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상도 잦았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그림이 탄생했어요. 좁은 공간에서 구르고 칼싸움도 벌이면서 겪은 고통이 한 번에 날아갈 정도로 카타르시스가 있었죠.”
버스 액션의 경우 숙희의 감정이 최고조로 이른 상태기 때문에 액션 연기에 있어서 더욱 부담이 컸던 터였다.
“체력 소모도 크고 감정을 담아서 연기하니까 부상도 많았어요. 전문 스턴트가 아니라 배우들끼리 붙는 신도 많았거든요. 감정이 실리니까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걷게 되더라고요.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복수에 대한 마음, 과격한 표정 연기까지 더해지니까 몸에 힘이 들어갔죠. 현장에서 상대 배우를 다치게 할까 봐. 버스 안에서, 현장 안에서 다듬는 장면들도 있었어요.”
김옥빈이 언급한 버스 액션 외에도 영화 곳곳에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시원한 액션이 담겨있다.
“액션에 대한 목마름은 ‘악녀’로 해결했어요. 제가 운동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합기도, 무에타이, 권투 등 재밌어 보일만 한 건 다했는데 이걸 써먹을 데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악녀’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다 쓸모가 있더라고요. 하하하. 체화 속도도 빨랐고 실력이 늘어나는 게 보여서 더 즐거웠어요.”
김옥빈의 시원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영화 ‘악녀’는 지난 8일 개봉,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 청소년관람불가이며 러닝타임은 123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