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지예 기자 = "인수합병(M&A)에 있어서 기업 규모의 대소(大小)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M&A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주저없이 "기업과 기업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라고 말한다. 이같은 철학으로 그는 2010년 한글과컴퓨터(한컴)를 인수, 매출액이 473억원에 불과했던 한컴을 35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종합 소프트웨어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김 회장에게 ‘M&A의 귀재’ ‘미다스의 손’이란 수식어가 붙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컴에 안주하지 않고 김 회장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한컴그룹의 외연을 넓혀갔다. 2014년 국내 최대 임베디드SW 기업 MDS테크놀로지를 인수한데 이어, 2015년 국내 1위 모바일 포렌식 전문기업 지엠디시스템(현 한컴지엠디)과 기업형 SNS업체인 DKB네트웍스, 같은 해 12월에는 벨기에의 기업용 PDF솔루션 기업인 아이텍스트(iText)까지 품에 안았다.
이렇게 완성된 한컴그룹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열풍 속에서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컴과 MDS테크놀로지 두 기업은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헬스케어, 에듀테크,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컴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통번역 서비스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의 자동통번역 공식 SW로 선정되는 등 안팎에서 인정받았다. 전자책 독립출판 플랫폼인 '위퍼블'은 미래창조과학부의 '교육유통' 프로젝트 사업자에도 선정돼 국내 교육 콘텐츠 유통 플랫폼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김 회장은 안방에서 자리매김한 한컴그룹이 글로벌 시장서도 인정받도록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앞서 우선적으로 '철물점 전략'을 세웠다. 못 하나를 들고 나가서 판매하는 것보다 철물점을 들고 나가, 고객에게 한국의 우수한 SW들을 다양하게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수요·시각을 만들어 내고 솔루션 간의 시너지도 노린다는 의미다.
현재 한컴그룹은 다양한 국가에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넓게는 SW 생태계를 조성해 생태계를 수출하는 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한컴오피스뿐만 아니라 한컴그룹사들이 보유한 우수한 SW들을 함께 해외로 들고 나가 글로벌 영업전선에서 한컴그룹 외에 국내 타 SW기업들까지도 연합해 해외 시장을 노크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김상철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사업다각화와 공격적인 M&A를 통해 한컴그룹의 미래지속성장을 추진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대학, 연구기관, 기업, 정부 등과의 폭넓은 협력을 통해 SW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SW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