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자동차 대국'으로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이 지난해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량 감축에 성공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유럽을 방문해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행을 강조한 상황에서 중국 환경부가 이러한 통계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4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은 8년 연속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판매 대국의 입지를 유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량은 2억9500만 대로 2015년의 2억7900만대와 비교해 1600만대가 늘었다. 연간 증가율은 8.1%로 가파른 증가곡선을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산둥성이 보유 차량수 1700만대를 웃돌며 가장 많았다.
주목할 만한 변화로는 당국의 보조금 혜택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이 101만4000대에 육박했다는 점이다.
신경보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통해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심각한 대기오염의 주요 유발원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상하이 등 특대형 도시와 동부 인구밀접지역의 경우 '움직이는 오염원'의 PM2.5(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발생 기여도가 최고 20~40%에 육박한다. 대기 상황이 최악일 경우 기여도가 50%를 웃돌기도 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이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삶의 질마저 떨어뜨리면서 당국은 대기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배기가스 방출 기준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노후 차량 퇴출에 속도를 올렸다. 대도시의 차량 증가량을 통제해 번호판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기차 보급에도 힘을 쏟는 분위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자동차가 배출한 오염물질은 일산화탄소(CO) 3419만3000t, 탄화수소(HC) 422만t, 질소산화물(NOx) 577만8000t, 입자물질(PM) 53만4000t 등 총 4472만5000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과 비교해 1.3%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문은 향후 5년간 중국 내 자동차량이 추가로 1억대 정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량 증가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환경 당국은 통합적인 관리를 통해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류빙장(劉炳江) 환경부 대기환경관리사(司·국) 사장은 "환경부는 자동차 생산과 사용, 퇴출 등 전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은 노력을 통해 대기질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지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