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대한민국 ‘록의 전설’ 신중현을 향한 헌정앨범이 발표된다. 그를 향한 존경심을 담은 젊은 뮤지션들이 의기투합했다.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는 CJ문화재단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신중현을 비롯해 정원영 총괄 디렉터, 이이언 프로듀서(밴드 못), 이상준 CJ사회공헌 추진단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신중현 THE ORIGIN’은 ‘신중현과 엽전들 1집’에 대한 헌정 앨범으로 한국 전통음악에서 주 로 사용하는 5음계를 이용해 한국적인 멜로디를 서양 하드록에 적용했다. 이번 헌정 앨범에는 뮤지션 정원영과 이이언이 각각 총괄 디렉터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먼저 이상준 사무국장은 헌정앨범 기획에 대해 “CJ문화재단에서 인디 뮤지션들을 후원하고 있는데 이들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덜 알려져있다. 그래서 이번에 유명한 뮤지션들의 헌정앨범을 만들고 대중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고 있다”며 “또 유명한 선배님들의 참여로 인디 뮤지션들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CJ문화재단은 2002년부터 버클리음대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제일 처음으로 신중현의 학위 수여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이 국장은 “이번 기회에 헌정앨범을 만들면서 미국에 음악을 알리고자 작년 10월부터 작업해오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을 통해 처음으로 신중현과 작업한다는 정원영 총괄 디렉터는 “신중현 선생님의 튠업 앨범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렸을 때 동경했던 뮤지션이시기 때문에 너무 영광스러웠고 또 짜릿한 흥분도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여전히 멋지시고 건강하시고 살아있으시다. 이번에 보스턴에 같이 가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말 도움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몸과 정신 건강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조언을 해주시더라. 역시 6~70년대의 중요한 음악들에 대한 관심과 지금 시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음악 장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신중현과 엽전들 1집’으로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정원영은 “정말 베스트 앨범이라 할 만큼 명곡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처음 접했을 때 정말 놀랐다”며 “이 음악들이 젊은 친구들에게 어떻게 들려지고 그들이 어떤 감성으로 재해석 해나갈까 라는 생각을 했을 때 가요사를 통틀어서도 명반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이언 프로듀서는 참여 팀 선정에 대해 “원하는 팀에게 데모곡을 받고 들어보고 진행했다”며 “새로운 면이라는 것이 꼭 원곡을 많이 바꿨다고 해서 새롭다고 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이 바꿨냐 보다 어떻게 달라졌고 적절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사실 이이언 프로듀서는 신중현의 앨범이 발매될 당시에는 태어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이언은 “40년이상의 시간의 갭이 있는 작업이었다. 그만큼 이 앨범을 하는데 있어서 의미와 재미를 부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작업 소감을 전했다.
CJ문화재단은 지난해 들국화를 시작해 올해도 헌정 앨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내년에도 역시 예정 중이다. 이상준 사무국장은 “내년에도 계획 중이긴 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을 못 드리는게 유명하신 분들께서 음악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셔야 한다. 내년에도 회의를 통해 선생님 찾아 뵙고 내년에도 좋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날은 미디어데이와 더불어 헌정앨범 헌정식과 함께 꽃다발 증정식도 진행됐다.
본격적인 질의응답 시간에 앞서 신중현은 “과분한 자리인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시고 후배들과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신중현은 튠업 헌정앨범을 받은 소감에 대해서도 “정말 놀랐다. 이렇게 좋은 후배들이 있었구나 싶어서 깜짝 놀랐다. ‘엽전들’은 한국적인 록이라고 해서 야심을 품고 만든 앨범이다. 그걸 후배들이 헌정을 하는 앨범이라 곡이 완전히 새로운 음악으로 나올 때 이렇게 좋은 후배들이 있었구나 싶어서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앨범들이 계속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중현은 지난해 5월 버클리 음대에서 명예 학위를 수여받으며 영광을 누렸다. 이에 그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제게 큰 영광을 주셨다”며 “현지에 가보니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한 자리에 있었다는 게 꿈 같았다. 한편으로는 현지에서 기타를 들고 연주를 하기도 했는데 제가 말했던 기타 앰프가 준비가 안 되고 다른 앰프로 연주하다 보니까 좀 더 과시할 수 없었던 게 아쉬움이 남는다”고 너스레를 떨어 눈길을 끌었다.
신중현은 “그 부분도 제가 의심스럽긴 한데, 제가 쓰는 앰프가 미제가 아니라 영국제다. 그래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는 말에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그는 후배들에게도 “한국의 분위기 등으로 블랙리스트 등 여러 가지들이 있는데 정말 불행한 거다. 나는 옛날 음악인이지만 그 당시에는 현대의 감각으로 노래를 했다. 그런데 지금 후배들의 음악을 하는 걸 보니 기본적인 틀을 무너트리지 않고 음악을 하는 게 특징이더라”며 “지금 이 시대의 바람직한 분위기가 형성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