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진에어가 공항에서는 물론 전화로 항공권을 예약·발권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한다.
제주항공에 이어 진에어도 공항과 고객센터를 통한 예약·발권을 유료화 하면서 최근 항공업계의 국내선 운임 인상과 함께 소비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고객들은 공항 및 고객센터에서 예약·발권 1건 결제당 해당 수수료를 물어야한다. 당일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에도 수수료 환불은 불가하다.
진에어 관계자는 “고객센터의 경우 인력대비 콜수가 많아 연결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많고, 공항의 경우 혼잡도 문제가 있어 수수료를 부과하게 됐다”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이용하면 항공권 발권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무료였던 공항 및 고객센터 발권 서비스를 유료화 하는 것은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시켜 비용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공항 및 고객센터 인력을 줄여 비용절감이 가능하며 수수료라는 추가 수익이 생기는 것.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등으로 부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향후 매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해 공모가 설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매출이 늘면 주식시장에서도 우호적으로 바라 볼 수 있으니 상장 전에 수수료를 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에어의 공항 및 고객센터 예약·발권 수수료 부과는 지난 2015년 제주항공과 닮았다. 당시 제주항공은 “공항 및 고객센터 혼잡을 방지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5년 11월 상장을 앞두고 LCC업계 처음으로 공항 및 고객센터 발권 수수료를 부과했다. 국내선 공항 발권 수수료 편도 기준 5000원(2015년 6월), 고객센터 발권 3000원(2015년 9월), 국제선 공항 발권 수수료 편도 기준 1만원(2015년 10월) 등 상장 이전 세 차례에 걸쳐 수수료 부과를 단행했다.
제주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여객과 화물 이외 수수료 등 부가 서비스로 얻은 기타수입은 지난 2014년 72억원에서 2016년 176억원으로 2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7년 동안 흑자기조를 유지한 진에어는 LCC업계 두 번째로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국내 LCC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 늘어난 341억원으로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263억원)과 LCC 1위 제주항공(272억원)을 앞섰다.
반면 매년 고수익 달성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질은 하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과 고령층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항공권 예약·발권이 어려울 수 있다”며 “항공사의 수익방편이 디지털 소외층에 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LCC업계가 연쇄적으로 예약·발권 수수료 부과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계에서 진에어가 먼저 국내선 항공 운임을 인상한 계기로 국적 LCC와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가세했다”며 “예약·발권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도미노 현상’처럼 LCC업체들 모두 유료로 전환 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적 6개 LCC 가운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공항 및 고객센터 예약·발권 서비스를 무료로 유지 중이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부터 유료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