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닭고기값 일제히 인상…계란 한판 1만원이상 속출

2017-05-2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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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들이 수입된 미국산 흰색 계란을 고르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농식품 물가 상승세 억제에 나선 문재인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닭고기와 계란 가격이 계속 오름세다.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육계 산지가격은 1㎏에 2534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1256원보다 101.8% 급등했으며 전월(2091원)과 비교해도 21.2% 올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닭고기 산지가가 이처럼 오른 것은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닭과 오리가 대거 살처분된 데다 AI 확산을 막기 위한 일시이동 중지 조치로 제때 병아리 입식이 이뤄지지 못해 육계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 더욱이 AI 발생 직후 뚝 떨어졌던 닭고기 수요는 최근 황금연휴와 본격적 행락철 등을 맞아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로 인해 수급불안 현상이 심화하고 산지가가 급등하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최근 닭고기 소비자가를 일제히 올렸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5980원이던 백숙용 생닭(1㎏) 가격을 6980원으로 1000원 인상했고, 롯데마트도 같은 날 하림 생닭(1㎏) 가격을 5900원에서 6900원으로 올렸다. 홈플러스 역시 같은 날 백숙용 생닭(1㎏) 가격을 5790원에서 599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계란 가격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7일 한 판에 8000원을 넘어섰던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정부의 발표 이후 약간 하락하는 듯하다가 22일 다시 8040원으로 반등했다.

계란 한 판 가격이 8000원을 넘어선 것은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2월9일 이후 처음이다. AI 피해가 특히 컸던 서울·수도권 지역의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AI의 전국 확산으로 계란값이 무섭게 오르던 지난 1월에는 정부가 사상 최초로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는 등 '깜짝 카드'를 꺼내들자 가격 급등세가 진정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지금은 AI가 사실상 종식돼가는 상황인데도 태국과 덴마크산 계란을 수입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약발이 잘 먹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앞서 농식품 물가를 잡기 위해 수입 운송비 지원, 수입국 다변화, 정부 비축물량 확대 공급 등의 카드를 꺼내 들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AI로 가금류가 대거 살처분된 데다 강화된 방역 기준으로 병아리 재입식 요건이 까다로워져 닭고기나 계란의 공급 물량 확대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려면 3~4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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