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대만 제1야당이자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 주석에 우둔이(呉敦義) 전 부총통이 선출됐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 중국신문사는 대만 국민당이 20일 투표자격이 있는 47만여명의 당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접선거에서 우 전 부총통을 새로운 주석으로 선출했다고 이날 전했다.
우 차기 주석은 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국민당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고 앞으로 모두 한 마음으로 단결해 함께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당을 개혁해 청년들이 신뢰하고 지지하는 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0년 총통선거에서 반드시 정권을 되찾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또, 국민당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견지를 통한 양안관계의 평화·안정 발전을 언급했다.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강화하고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우 차기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대만에 거주한 현지인의 후손으로 1948년에 출생했다. 대만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국시보 기자를 거쳐 1973년 타이베이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가오슝(高雄)시장에 이어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의 1기 시절에 행정원장을 역임했고 2기 정권 때는 부총통을 맡았다.
우 전 부총통이 과반의 득표율을 보이며 차기 주석직을 차지하면서 최근 힘을 잃은 국민당을 재결집해 오는 2020년 정권교체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도 나왔다고 중국시보(中國時報)는 보도했다. 또, 중국과의 통일을 주장했던 훙 주석과 비교해 우 차기 주석은 다소 '중도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차이잉원 민진당 정권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우 차기 주석이 국민당을 재건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전한다면 2020년 정권 탈환도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명의로 20일 축전을 보내 우 전 부총통의 국민당 차기주석 당선을 축하했다.
시 주석은 "국민당 주석 당선을 축하하며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이 양안 동포의 더 나은 삶을 위해 '92공식'을 견지하고 '대만 독립'을 반대해 양안관계가 올바르고 평화롭게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우 차기 주석은 "시 주석의 축하에 감사하며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이 '92공식'을 공고히하고 양안 평화발전의 제도화, 중화문명의 부흥, 양안의 영속적 발전을 촉진하는 협력의 탄탄대로를 걷길 기대한다"고 답신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