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한다

2017-05-12 00:00
  • 글자크기 설정

한팡밍(韓方明) 중국 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 겸 차얼학회 주석

                                                    [한팡밍 중국 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부주임]


10일 오전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문재인 후보가 한국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필자도 9일 자정이 지나자마자 문 후보에게 축전을 보냈다. 필자는 문 대통령이 큰 포부와 큰 뜻을 펼치고 한국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큰 성과를 거두리라 믿는다.

현재 문 대통령이 직면하는 동북아 정세는 결코 쉽게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의 위기를 지혜롭게 해소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핵 문제에 있어서 계속 강경한 태도로 일관해온 북한에 대해서도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필자는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와 달리 보다 유연한 자세로 북한과의 관계를 다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미국의 적극적인 협력과 한국의 중간 조정 역할을 주장한다. 이것은 이성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판단이다.

무력과 제재만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접촉과 소통은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중국, 미국, 한국 3국의 대(對)북한 정책과 관련한 소통과 조율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기초이다.

중·미 양국 정상은 북한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 기본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의 중간 조정자 역할을 더하면 한반도 위기의 해결에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다.

중·한·미 3국 사이 갈등의 초점은 사드 문제이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필자는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 여야 및 정부 관계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대화를 나눴지만 얻은 답은 똑 같았다.

사드는 북한 핵 위협을 대비한다는 것이었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 한국 정부가 반드시 대비 조치를 해야만 국민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드 배치는 한국 자신의 안보를 위한 것이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니 중국이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를 중국의 안전과 국가 이익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사드 배치가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사드 재검토’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중국과 소통을 계속 유지해온 것도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한 후 즉시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가동하여 적절한 해결 돌파구를 찾아 양국관계의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를 바란다.

시간적으로 볼 때 한·중 양국 관계의 난국을 타파하고 개선하는 데 2개의 계기가 있다. 첫째,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다. 다시 말해 문 대통령이 중국의 관심사에 대해 적절한 제스처를 취하거나 특사를 중국에 조기 파견하여 양국 관계의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는 것이다. 둘째, 오는 8월 24일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일을 활용하여 적절한 경축행사를 개최, 양국관계의 평화와 우호적인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것이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사드 문제로 인하여 양국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어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국가 간의 관계는 국민들 간의 친근감에 달려 있다. 양국 민간, 비정부 싱크탱크, 청년 간의 교류부터 회복시키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한국 외교가 직면하는 과제이다. 현재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균형을 잡는 데는 큰 정치적 지혜가 필요하다. 새로 취임한 문 대통령에게 큰 시련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문 대통령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원칙으로 한반도 안정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문 대통령은 대화와 접촉을 주장하고 무력과 전쟁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그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소통 내지 조율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기대도 금물이다. 국내 보수진영, 여론의 견제, 그리고 미국의 압력을 계속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당선은 한·중 관계가 바닥을 벗어나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 민간에서 한국을 배척하는 행동은 중국 정부차원의 정책에 따른 것은 아니다. 일부 지방 및 기업들이 한국과의 교류를 중단시킨 것도 자신의 신중한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한·중 우호는 여전히 대세이고 이것은 양국 국민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친구로서 다시 한번 축하 드리고 한·중 우호관계의 회복과 한반도 정세의 완화를 기대해 본다.

[한팡밍(韓方明)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부주임·차얼학회 주석]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