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오르는데...중국 증시는 내리막길, 시총 655조원 증발

2017-05-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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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종합 기준 지난달 7일 연내 최고치 경신 후 한 달간 하락세

금융규제 강화 우려가 배경, 은행업 한 달새 시총 2031억 위안 증발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기류를 탔지만 유독 중국 증시만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증권시보(證券時報)는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여간 중국 증시가 내리막길을 타면서 A주(내국인 전용) 시가총액이 4조 위안(약 665조3000억원) 이상 증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약 5000만개의 증권계좌 수로 나눠 추산하면 계좌당 8만 위안(약 1310만원)을 잃은 셈이다. 
지난달 1일 시진핑(習近平) 주석 주도로 국가급 신구 '슝안신구' 조성 계획이 공개되면서 중국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상하이종합지수의 경우 지난 7일 장중 한 때 연내 최고치인 329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와 금융 당국이 잇따라 금융 규제 강화 의지를 천명하면서 내리막길을 탔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인 10일 3052.78까지 하락했다. 창업판 지수는 10일 27개월래 최저치인 1771.32까지 뚝 떨어졌다.

증권시보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이후 최근까지 A주에서 총 1800개 종목의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이 중 450개 상장사 낙폭은 20%, 60곳은 30%를 넘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기준 55조 위안에 육박했던 A주 시총도 4조 위안 이상 증발하며 50조 위안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은행 △증권 △ 화학제품 △ 부동산 개발 △컴퓨터 응용 △ 전문설비 △ 상용화 기계 △ 자동차부품 △ 공업용 금속 등 9개 분야 시총이 각각 1000억 위안 이상 증발했다. 특히 금융 규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은행업 시총 증발액이 2031억 위안(약 33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개별종목으로는 중국 3대 국영 석유업체 중 하나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의 시총 900억 위안이 사라졌다. 스지(世紀)유람선이 시총 300억 위안이 증발해 그 뒤를 이었고 이 외에 중신은행, 포발은행, 시노펙, 순펑홀딩스 등 7개 상장사 시총 증발액도 250억 위안을 웃돌았다.

지난 한 달간 지속된 비관적 흐름 속에서도 강세를 보인 종목도 있었다. △보험 △항구 △공항 △수리사업 분야의 시총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보험업의 경우 투자자들이 당국의 규제 강화를 건전성 제고의 긍정적 신호로 판단하면서 시총이 500억 위안 이상 불어났다.

가장 큰 폭으로 시총이 증가한 상장사는 보안장비업체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로 250억 위안(약 4조1000억원) 이상 늘었고 중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중국인수가 233억 위안으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대표 황제주인 구이저우마오타이와 우시(無錫)은행, 상하이자동차, 메이디그룹 등 6개 종목 시총도 100억 위안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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