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갑질' 형태 여전하네...인테리어 비용 떠넘기기, 수수료 일방적 올리기

2017-05-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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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NC백화점·갤러리아·현대·롯데·신세계 과징금 22억원

계약서 서면 교부 위반 업체명 및 위반내용[자료=공정거래위원회]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현대, 갤러리아 등 백화점 6곳이 인테리어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기고 일방적으로 수수료도 올려 받다 수십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업체를 상대로 불공정행위를 한 현대와 롯데, 신세계, AK플라자, NC백화점, 한화 갤러리아 등 백화점 6곳에 과징금 총 22억5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AK플라자 8억800만원, NC백화점 6억8400만원, 한화 갤러리아 4억4800만원, 현대 2억300만원, 롯데 7600만원, 신세계 3500만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AK플라자의 경우 2014년 3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매장 개편을 위해 25개 매장 위치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납품업체 23개사에 떠넘겼다.

납품업체 측은 AK플라자가 떠넘긴 비용이 총 9억83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인테리어 비용은 백화점 등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서로 사전 약정해 공평하게 부담하도록 돼 있다.

NC백화점도 2013년 11월 한 지점의 매장을 개편하면서 자신들이 부담해야 하는 조명 시설 설치 비용 7200만원을 7개 납품업체에 떠넘겼다.

NC백화점은 또 2012년 5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납품업자로부터 산 상품을 보관하면서 자사가 지급해야 할 창고사용료 1100만원을 납품업체에 전가시켰다.

AK플라자와 NC백화점은 계약 기간에 멋대로 판매수수료율을 올리기도 했다. 백화점 등 대규모유통업체는 계약기간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장려금의 비율, 판매수수료율 등 계약조건을 바꿀 수 없다.

NC백화점은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58개 납품업체의 판매수수료율을 각각 1∼12%포인트 올려 약 1억9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AK백화점 역시 계약기간에 2개 납품업체 수수료율을 각각 1%포인트 올렸다.

NC백화점과 신세계는 납품업자에게 다른 경쟁 백화점 매장 매출액 정보를 전화나 카카오톡 등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백화점이 우수고객초청사은회 등 판촉행사를 열 때 납품업체가 과도한 비용을 내지 않도록 서로 비용 분담 사항을 미리 서면으로 정해야 하지만 약정하지 않거나 서면 자체를 교부하지 않은 백화점도 있었다.

갤러리아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66건의 판촉행사를 하면서 405개 납품업체에 1925건의 약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NC백화점도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5건의 판촉행사를 하면서 153개 납품업자에 비용 분담에 관한 서면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신세계는 4개 납품업체의 요청을 받아 판촉사원을 파견받아 사용하면서 파견 조건에 대한 서면 약정을 하지 않았다.

납품업자와 거래를 하면서 계약서를 늦게 교부한 백화점도 다수 적발됐다.

계약서 지연 교부 건수는 NC백화점이 516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갤러리아(3380건), AK플라자(2741건), 현대(808건), 신세계(95건) 등의 순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 업계 상위 3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시를 덜 받은 중위권 3개사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법 위반행위를 적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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