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도심 사무용 빌딩이 호텔로 재단장하고 닌자 배우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등 일본의 관광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방일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업자들이 도심에서 호텔 건설을 위한 부지를 찾지 못하자 사무용 빌딩을 호텔로 변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하와이 소재 트리니티투자는 일본 파트너업체와 손잡고 앞으로 몇 년에 걸쳐 300억 엔(약 3020억원)을 조달해 일본에 20~30여 채의 호텔을 조성할 예정이다. 신축 계획도 포함되어 있지만 기존 사무용 건물의 재단장을 통한 용도 변경이 대부분이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포트리스투자그룹이나 골드만삭스, 라살자산운용과 같은 세계적인 투자자들도 이 같은 계획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본이 인구는 고령화되고 근로자 수도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크게 늘면서 사무용 빌딩보다 호텔에 대한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자료 분석 업체인 STR에 따르면 호텔의 수익 지표인 1실 당 매출은 2016년까지 5년 동안 59%나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호텔 객실 점유율이 81%에 달해, 미국의 61%, 영국의 71%를 대폭 웃돌았다. 1박당 평균 가격도 132달러(약 15만원)로 미국의 124달러, 영국의 104달러를 상회했다.
지난 한 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수는 2400만 명에 달했고 지난 3월 한달에만 외국인 220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전년비 9.8% 늘어난 것이다. 일본정부관광국은 항공편의 신규 취항 및 증편, 크루즈 운항 증가, 지속적인 프로모션 등이 효과를 내면서 방일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치르는 2020년에 관광객 4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외국 관광객들의 일본 전통문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본 전통 닌자 공연을 할 배우가 부족해지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 등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공연 횟수를 늘려야 하지만 배우가 없어 늘리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나고야에서 닌자 배우팀을 이끄는 아오키 다카츠구는 아사히 신문에 “점점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관광 콘텐츠로서 닌자의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닌자 공연의 인기가 오르면서 일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닌자 품귀현상이라고 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