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바이오기업 강스템바이오텍이 최근 화장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 회사는 그간 아토피 피부염·류머티즘 관절염 등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주력해왔다.
지난 3월에는 강스템바이오텍 창업주인 강경선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 겸 최고기술총괄책임자(CSO)로 임명하고, 이태화 수석부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하는 경영진 개편도 단행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강스템바이오텍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태화 대표이사(55)를 만나 그가 구상 중인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지난해의 경우 임상시험 비용과 연구·개발(R&D)비 등의 비용 부문 발생이 증가해 손실 폭이 더 커졌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 부분에서 작년이나 최근 3개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작년에 기반을 다져놓았던 배양액사업 부문의 매출액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아무래도 강스템바이오텍은 R&D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다 보니, 임상시험 등에 따른 R&D 비용 증가로 인해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바로 나타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드릴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치료제 영역의 매출액 발생 전에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 방안 중 하나인 배양액사업 부문에선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배양액 제품 판매뿐 아니라 줄기세포 배양액 원료 활용 사업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게 협력 업체들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실적 부분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회사 가치를 평가해주길 바란다. 회사 또한 진행하고 있는 사업 부문들이 시너지 효과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회사의 기반이 'R&D'라고 강조했다. 현재 어떤 치료제를 개발 중인가.
강스템바이오텍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줄기세포 전문 연구기업이다.
현재 상업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치료제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같은 면역·자가면역 질환 치료가 주요 목표다.
이외에도 확장 가능한 여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갖추고 있다. 제대혈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뿐 아니라 환자 맞춤형 신경줄기세포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와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파이프라인 가운데 상용화에 가장 가까워진 제품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것처럼 강스템바이오텍은 다수의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기존 치료제로는 대안이 없는 면역·자가면역 질환 파이프라인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상업화에 가장 가깝게 진행되고 있는 치료제는 아토피 약이다. 세계 최초의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로 현재 후기2상(Ⅱb)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자가면역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과 크론병 치료제 임상시험도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위주로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 출시한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GD11'이 화제다. 매일 새로운 화장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GD11은 홈쇼핑 2회 연속 매진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GD11(지디일레븐)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제대혈 줄기세포와 관련된 성분이라는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소문은 무성한데 실제로 경험한 사람은 많이 없는 상황에서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홈쇼핑 채널에서 대대적으로 론칭을 하다 보니 더 관심이 집중됐던 것 같다.
화장품 실무진은 홈쇼핑 론칭을 매우 꼼꼼하게 준비했다. 2011년부터 차근차근 법적인 절차에 따라 준비한 과정이 있었기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미용 1위 홈쇼핑 업체인 GS홈쇼핑의 품질보증(QA)도 통과할 수 있었다.
홈쇼핑 판매에선 배양액 자체의 차별화로 인해 즉각적인 효능을 느낄 수 있는 게 주효했다. 기초화장품의 경우 효과를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GD11은 대부분 일주일 안에 '다름'을 체험한다. 단 3회 방송만 진행했는데도 4300건이 넘는 간증에 가까운 사용 후기들이 올라왔다."
-GD11이 다른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과 경쟁력이 있나.
"GD11에 들어간 줄기세포 배양액은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유래한 줄기세포 배양액이다. 줄기세포 배양액은 크게 지방과 골수, 제대혈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성장분화를 촉진하는 'GDF11'이라는 단백질이 세 가지 줄기세포 배양액 중 제대혈에 유래한 것에 월등히 많이 들어 있다는 과학적 근거 때문에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배양액에 주목했다. 여기에는 피부 성장에 관여하는 다양한 성장인자들로 구성된 단백질들이 풍부해 남녀를 불문하고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 핵심 성분이 될 것이란 확신도 있었다.
지난 3년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줄기세포 배양과 구분해 화장품 원료용으로 적합한 최적의 배양 조건을 찾는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GD11에 쓰이는 배양액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GDF11을 비롯해 70종이 넘는 피부에 좋은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전용 배양액이 탄생했다."
-토종 바이오의약품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어떻게 해외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가.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지난해 수출 발판이 될 수 있는 해외 임상시험을 독일과 유럽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 임상2b상을 진행 중인 아토피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해외 임상에 나설 것이다. 이를 위해 다국적 임상시험대행기관(CRO) 선정도 마쳤다. 다른 치료제도 해외 임상을 수행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해외 임상과 함께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과 공동 R&D 등을 성사하려는 활동도 하고 있다. 이들 분야에서도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제대혈 줄기세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의 해외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다만 인체 유래물이기 때문에 국가별로 법률 규정이 있어, 진출국을 검토할 땐 법적인 부분까지 철저하게 알아보고 있다."
-중국도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다. 중국 시장 진출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화장품사업 영역에서 중국은 '블루오션'으로 불렸다. 모든 국내 화장품 업체가 중국 전용 제품을 출시할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어서다.
우리 회사도 중국을 글로벌 확산의 첫째 시장으로 정했다. 이미 중국 위생허가를 획득한 제품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많은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 진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길어야 6개월 정도면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때를 대비해 '상하이국제미용박람회' 등 중국에서 개최되는 대형 미용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해 GD11 화장품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잠재 거래처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약력 △1961년생 △서강대 경제학과 △서울보증보험 △EZ재무설계 본부장 △강스템바이오텍 수석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