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봄이 되면 베이징에는 꽃가루가 함박눈처럼 날린다. 꽃가루는 시민들에게 알러지와 피부병을 유발하는 만큼, 베이징시는 매년 봄이면 꽃가루 방지작업을 벌인다. 베이징시 녹화국은 이번주부터 꽃가루 방지작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11일 전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4월과 5월에 베이징 주요공원과 녹화지에 있는 약 12만그루의 백양나무와 버드나무에 생식억제제를 주사해 꽃가루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꽃가루를 발생시키는 나무는 백양나무와 버드나무의 암그루다. 이 두 나무는 모두 암수딴그루로, 봄이 되면 숫그루는 꽃가루를 날리고 암그루는 솜털 형태의 버들개지를 날린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암그루가 발생시키는 버들개지이지만, 일반적으로 통칭해서 꽃가루라고 부른다. 억제제를 주사하는 곳은 병원, 유치원, 학교, 공원, 주택단지 등지다. 이미 베이징시는 2005년부터 버드나무와 백양나무의 식목을 금지하고 있다.
1970년대 베이징은 도시녹화작업을 준비하면서 가로수로 백양나무와 버드나무를 선택했다. 두 나무는 중국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분포해 있는 나무다. 과거부터 재배해와 역사적으로 친숙하다. 특히 생태적응력이 뛰어나 어디서든 잘 자라며, 성장속도가 빠르고 번식능력이 강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버드나무와 백양나무는 이산화유황, 염소, 불화수소 등을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나 자동차도로 가로수로도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다만 꽃가루가 날린다는 단점이 제기됐었지만, 베이징시 당국은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고, 고층건물이 적었던 당시의 현실을 고려하여 꽃가루문제를 중요시여기지 않았다. 더욱이 도시녹화 예산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현실적으로 백양나무와 버드나무를 대체할 나무품종이 없었다고 한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 베이징시는 무려 300만그루의 버드나무와 백양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 심어진지 20년이 넘어가면서 생식성숙기에 들어선 나무들은 봄이되면 대량의 꽃가루를 발생시켜 생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로인해 베이징 시민들은 봄이 오면 꽃가루 알레르기와 피부트러블, 호흡기 질환에 시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