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가 심화되면서 공기청정기·빨래건조기·마스크 등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시장은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업계로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오염도가 심각해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꾸준한 성장으로 1조원 규모를 돌파한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구온난화 등 악화되는 기상 환경에 따라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기청정기 업체들도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며 소비자 지갑 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을 적용해 자율적인 공기청정이 가능한 고기능 제품들이 대세를 이룬다.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별도로 관리자가 방문할 필요 없이 필터 등을 스스로 교체할 수 있는 자가 관리 제품도 눈에 띈다.
공기청정기 국내 시장은 업계 1위인 코웨이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SK매직, 대유위니아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 샤오미의 활약이다.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미에어' 시리즈는 지난해부터 출시돼 2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성능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의류건조기 시장의 급부상에도 눈길이 쏠린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사생활 영역이라는 이유 등으로 빨랫줄 사용을 금지한 곳들이 있어 의류 건조기가 상용화됐다.
국내에서도 주상복합·발코니 확장 등 주거환경의 변화로 실내에서 옷을 말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미세먼지 등의 걱정까지 더해져 위생적으로 쓸 수 있는 의류건조기에 관심에 높아지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30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업계에서는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성장을 예상했지만, 최근 판매 급증 추세를 보고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조기 시장 성장세를 보면 조만간 드럼세탁기 수준(연간 15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렇게 되면 미국처럼 국내에서도 건조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아 '1가구 1건조기'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작년 한해 '최악의 스모크'를 겪으며 날개 돋친듯 팔렸던 마스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인해 수출 길이 막혔다.
사드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주(株)'로 불리는 마스크 산업은 선방하고 있다. 미세먼지용 방진 마스크를 제작하는 오공은 지난해 매출 증가와 원재료 가격 안정에 힘입어 전년 대비 57.4% 증가한 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황사와 미세먼지 수혜를 노리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미세먼지와는 무관해 보이는 주방용품 브랜드 락앤락이 ‘황사·미세먼지 제로 캠페인’에 돌입했다. ‘미세먼지 노폐물을 배출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건강정보를 근거로 물병 및 텀블러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락앤락은 음료용기로 약 4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락앤락은 또 미세먼지 제거 팁 제공을 통한 청소·세척용품 인지도 제고에도 적극적이다.
토종 침구청소기 전문기업 레이캅코리아도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각종 유해물질 침투로 침구관리 필요성 높아지는 봄철을 맞아 대대적인 판촉·할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