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포스트 슈퍼 위크’ 여론조사 결과의 특징은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재부상 △문재인 대세론 경고등 △87년 체제의 산물인 지역구도 희석 △세대전쟁 급부상 등으로 요약된다.
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선은 영·호남 분할에 충청이 캐스팅보트를 쥔 삼각 구도였다. 영남의 핵심축 '대구·경북(TK)은 보수정당', 야권의 핵심축 '호남은 진보정당' 등이 통용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5·9 장미 대선에서 이 공식은 깨졌다.
◆‘영남=보수, 호남=진보’ 공식 깨졌다
본지가 9∼10일 공표된 7개의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동서(東西) 표심 공식은 크게 희석됐다.
‘조선일보’가 지난 7∼8일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이날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다자구도)에 따르면 TK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대선주자는 안 후보였다. 지지율은 40%에 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9.0%, TK를 지역구로 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4.0%에 그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6%를 기록했다.
부산·경남(PK)에서는 문 후보(30.1%)와 안 후보(30.0%)의 지지율 합이 60%를 넘었다. 홍 후보(10.3%)와 유 후보(1.3%)의 지지율 합은 11.9%에 불과했다.
보수성향이 짙은 대전·충청에서도 문 후보(34.9%)와 안 후보(34.8%)는 대세를 형성했다.
전략적 선택에 따른 몰표 현상이 강한 호남도 마찬가지였다. 안 후보는 광주·전라에서 39.9%로, 문 후보(36.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안 후보 지지 성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범보수 대 범구도’ 진영싸움 역시 옅어질 전망이다.
◆文 ‘2030’ vs 安 ‘60대 이상’··· 4050 캐스팅보트
여론조사마다 오차는 있지만, ‘지역구도·이념구도’ 희석 현상은 뚜렷이 나타났다. 정치권 안팎에서 19대 대선 승부처는 ‘세대전쟁’이라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8일 이틀간 조사해 이날 공표한 세대별 여론조사 결과(다자구도)에 따르면 2030은 ‘문 후보’, 60대 이상은 ‘안 후보’가 각각 우세했다. 4050세대에선 10%포인트 안팎의 차를 보였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연령별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19세 포함) ‘47.8% 대 23.5%’, 30대 ‘52.4% 대 26.4%’로 문 후보가 우세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15.3% 대 53.6%’로 안 후보가 압도적이었다. 40대는 ‘48.9% 대 32.5%’인 반면, 50대는 ‘31.1% 대 43.0%’로 집계됐다.
전통적인 캐스팅보트 세대인 40대와 고령화에 따른 유권자 연령비 변화로 2012년 대선 때 신(新) 캐스팅보트 세대로 부상한 50대가 ‘문재인 vs 안철수’ 승부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칸타퍼블릭’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23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면접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14.1%다.
‘한국리서치’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전화면접을 통해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9.3%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