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안내문구에 오타 '수두룩'… 이곳은 서울 대표 쇼핑거리 명동(?)

2017-04-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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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찾는 외래관광객 다수 인종차별 경험… 타문화 고려 인프라 확충해야

'2016 서울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 분석

  서울 방문 외래관광객 Pain Points.[이미지=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매장에 들어서자 직원들끼리 중국인이라고 무시하는 말을 속삭여서 기분이 매우 불쾌해 곧장 나왔어요. 또 쇼핑거리인 명동을 다닐 때면 중국어로 쓰인 안내문구에 오타가 너무 심해요. 심지어 우스울 정도입니다."

서울을 찾는 외래관광객들이 주요 관광지 내에서 특정 국가의 비하나 무시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의 관광객 수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종교로 대표되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0일 서울시의 '2016 서울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지로 서울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계속 발전하는', '새로운', '젊은' 등 역동성을 가진 도시라고 평가했다. 권역별로는 일본 외 아시아 그룹에서는 서울을 '하이테크', '최첨단', '창조적' 같은 기능적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서울관광의 가장 큰 매력으로는 다양성과 편의성을 꼽았다. 과거와 현재 시간이 공존하는 장소들이 밀집됐고, 다채로운 음식·쇼핑을 언제든지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도심 곳곳을 잇는 완벽한 수준의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무료 화장실이나 인터넷 등 개방형 서비스를 장점으로 들었다.

하지만 개선이 요구되는 사항도 적지 않았다. 중국인의 경우, 인종차별 문제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또한 공공장소, 상점 등지에서 자주 발견되는 잘못된 안내표기는 서울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도 수정이 필요했다. 흡연에 관대한 중국인들을 배려하지 않는 정책도 꼬집었다.

유커(遊客)가 떠난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들은 상점에서 구매 강요 행위, 지하철 안내도 정비, 공항의 외국인 대상 통신서비스 직원 원활한 언어소통 해소를 언급했다. 쇼핑 부분에서는 다수 상권에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의 차별성이 없고, 가격 메리트를 못 느낀다고 알렸다.

당장의 '사드 파고'를 넘는 대안으로 떠오른 동남아와 무슬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도실 등 여러 편의시설 조성이 제시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무슬림 관광객 추이를 보면 2012년 54만여명, 2013년 64만여명, 2014년 75만여명 등으로 해마다 15% 안팎에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구미주와 기타아시아권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할랄(HALAL) 등 음식점 메뉴판의 식재료 공개 보편화와 함께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 문화권을 고려해 호스 또는 비데 등 관련 설비 배치가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응답에 참여한 말레이시아의 20대 A씨는 "화장실에서 티슈를 사용치 않고 물로만 씻는데 이는 종교·문화적 이유"라며 "필리핀, 브라질 등 많은 나라에서도 화장실 내 호스 설치는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서울시와 서울관광마케팅이 컨설팅업체 닐슨에 수행을 맡긴 것이다. 지난해 5월 2~17일 서울을 여행 중이거나 여행을 마친 5개 권역(중국, 대만·홍콩, 일본, 구미주, 기타아시아) 7개 그룹의 29명에 대해 FGD(Focus Group Discussion)으로 진행됐다.
 

 여행지로서의 서울 이미지.[그래픽=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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