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이 3개월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안보 부문에 있어 조직 개편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보좌관이 사임한 데 이어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는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배제됐다.
게다가 플린 전 보좌관의 최측근이었던 캐슬린 T. 맥팔런드 부보좌관이 물러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백악관의 권력지형이 가족 및 관료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캐슬린 T. 맥팔런드 부보좌관이 물러난다. 폭스 뉴스의 안보분석가이자 강경파로 분류되는 맥팔런드는 임명 당시부터 논란에 시달렸다. 그러나 플린 전 보좌관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으며, 트럼프 역시 폭스 뉴스에서 그의 활약을 눈여겨보고 있었으며, 이후 개인적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맥팔런드는 이후 싱가포르 대사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며, 정확히 언제 자리에서 물러날지는 공지되지 않았다고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 등 외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린의 후임으로 허버트 맥 매스터 보좌관이 발탁된 뒤 그의 입지는 위축됐다. 폴리티코는 "맥팔런드가 NSC와는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입증됐으며,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역시 이번 결정에 관여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맥 매스터 보좌관은 앞서 트럼프의 최측근인 스티브 배넌 역시 NSC에서 밀어낸 바 있다. 지난 2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의 배후에 서면서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던 배넌의 위상은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마라라고에서 열리 회의에서 배넌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차원의 시리아 폭격을 반대했지만, 트럼프는 결국 이를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기도 했다.
◆ 백악관의 핵심 쿠슈너의 입지 더욱 강화
정권 출범 초기에 트럼프의 최측근들의 세력이 이처럼 줄어들면서 권력의 지형이 장녀인 이방카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에 사임하는 맥팔런드의 후임으로는 골드만삭스 출신의 파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은 정권 인수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를 도와 기업과 여성 권한 등의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스티브 배넌이 NSC에서 배제되면서 영향력이 축소되는 반면 쿠슈너는 트럼프 행정부 곳곳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실제로 쿠슈너는 중동 지역은 물론 중국, 멕시코 등과의 관계에도 긴밀하게 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백악관 미국 혁신국의 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한때 배넌과 쿠슈너는 갈등을 빚기도 했으며, 트럼프의 중재로 관계 개선에 나섰다. CNN은 "배넌의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의 가족이 아니라는 점이다"면서 "가족과의 갈등과 타인과의 갈등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있을 경우 배넌은 언제든 내쳐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