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팬들의 기다림이 끝나기 까지 꼬박 1년 2개월이 걸렸다. 누군가에게는 길고, 또 누군가에게는 짧을 수 있는 공백기를 지내온 그룹 위너다.
지난 2014년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으로 데뷔한 위너가 2015년 2월에 발매한 앨범 이후 1년 2개월만에 팬들 앞에 섰다. 한결같은 모습의 위너였지만 또 가장 변화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5인조에서 4인조로 재편됐다는 점이다.
“저희가 느끼기에는 1년 2개월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어요. 개인 활동을 했죠. 또 팬들과는 V라이브라는 창구를 통해 소통하기도 했고요. 공백기가 길었다는 느낌이 크진 않았습니다. 이번 활동 정말 심기일전 했어요. 아무래도 4인조가 되다보니 (남)태현이의 빈자리도 느껴지고, 팬 분들 역시 그 빈자리를 어느 정도 느끼실거라 생각은 들어요. 하지만 4인조로도 완성도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위해 정말 노력 많이 했습니다. 공백기에 개인 활동 외에도 자기 발전에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활동에서 성장한 모습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활동에 대해서는 더욱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뿐 입니다.(웃음)” (강승윤)
스스로는 길지 않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지만 위너에게는 변화가 있었다. 앞에서 언급했듯 멤버 남태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팀을 탈퇴했다. 아이돌 그룹에게 멤버 변화가 그리 생소한 일은 아니겠지만 남태현이 메인 보컬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자칫 팀이 흔들릴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너는 흔들리지 않았다. 빈자리도 느꼈겠지만 오히려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던 계기였다.
“숙소 생활을 같이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태현이가 숙소를 나갔을 때는 빈자리를 많이 느꼈어요. 또 아무래도 녹음을 하고 연습 할 때도 다섯명이서 맞추는 게 안무적으로 봤을 때도 동선의 홀수가 완벽한데 짝수가 되다보니 동선도 여태껏 연습했던 것과는 달라 빈자리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메인보컬 태현이의 부분을 (김)진우 형이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이번 활동 공백기동안 보컬 레슨도 많이 받았고요. 개인적으로 느꼈을 때는 이번 노래를 통해 진우 형의 목소리에 대한 재발견이라 생각하고 기대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빈자리 채우기 위해 노력 많이 했습니다.” (강승윤)
그 노력 덕분이었는지 위너의 지난 시간은 음악적인 성숙으로 이어졌고, 공개와 함께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잊혀졌을거라 생각했던 이들의 음악을 기다리는 리스너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위너의 새 싱글앨범 타이틀곡 ‘REALLY REALLY(릴리릴리)’는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의 곡으로 강승윤, 송민호, 이승훈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으며, 청량함이 느껴지는 사운드가 돋보이는 노래다. 기존의 위너가 추구했던 마이너 감성과는 사뭇 다르다.
“예전엔 좀 더 감성적이고 마이너적인 노래를 했었습니다. 사실 연습생 때 춤연습을 많이 했는데 데뷔할 때 되니까 녹음하는 곡이 춤을 추는 노래가 없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번 기회에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메이저 노래를 해보는 것도 좋을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 곡 작업하면서 그런 곡들 위주로 끌리기도 했고요.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에 꽂혔었죠. 멤버들이 지금까지는 성숙한 감성이나 이별, 아픔, 공허함을 표현했는데 풋풋한 감성이나 젊은 나이에 맞는 음악을 보여드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보여드리려고 준비했습니다.” (강승윤)
팀이 재정비 된 만큼 위너의 음악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뮤직비디오도 미국 LA에서 해외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됐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회장의 적극 권유가 있었다. 멤버들은 양 회장에 대한 감사함과 동시에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놨다.
“뮤직비디오 찍으러 해외가는 그룹이 몇 안되잖아요. 그런 부분은 회장님께 감사했죠. LA가 날씨가 그러게 좋은 곳인지 몰랐습니다.(웃음) 저희끼리 사적으로 정말 친한데, 놀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한달간은 LA병에 걸려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영어만 썼던 것 같아요. 하하하. 가수 안 하면 LA에서 살고 싶을 정도였죠.(웃음)” (이승훈)
이날 위너의 인터뷰에서는 여유로움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팀 재정비라는 큰 이슈가 있은 뒤 컴백이기 때문에 긴장하는 모습을 볼 것이라는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여유로워졌다는 말에 “여유로워졌다는 말씀은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저희가 매 앨범 나올 때마다 어느 정도의 공백기가 있었잖아요. 긴 공백기를 두 어번 겪고 나니까 공백기 자체가 마냥 힘들어 할 시기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자기 발전에 주력하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겼는지 조금씩 활동에 대해서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예전엔 팬이나 대중들이 우리의 음악을 안 좋아하면 어떡할까하는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 활동을 준비하면서는 자신감이 생겼죠. 재미있고 행복하게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커요.” (강승윤)
이제 데뷔 3년째가 됐으니 여유로워질만도 하다. 치열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이룬 가수가 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었다.
“3년째가 되면서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톱스타’라는 수식어보다 ‘성장형 그룹’이라는 말이 더 좋더라고요. 지금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그룹이라는 목표가 된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선 진우 형이 가장 발전된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도 그렇지만 진우 형의 발전에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강승윤)
멤버 김진우의 실력 향상과 더불어 데뷔 때와는 확연히 다른 위너 멤버들의 성장은 이들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을 그룹이라는 점이다. 위너가 자신들의 음악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했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저를 봤을 때는 많은 분들이 로커의 이미지를 떠올릴 거고, (송)민호 군은 랩과 힙합의 이미지를 떠올렸을 거에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 우리가 갖고 있는 고유의 음악적 색깔에 안주하지 않고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위너의 음악이 성숙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강승윤)
위너는 이제 또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비단 남태현의 이탈로 4인조로 재정비된 것만이 새출발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5명이서 할 수 있었던 음악이 있다면 이제 4명이서는 더욱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그래서 올해는 더욱 많은 음악으로 팬들을 자주 만날 예정이다.
“올해에는 두 번 정도 더 나올 것 같아요. 회장님께서 플랜을 짜주셨죠.(웃음) 지금까지 만들어놨던 곡을 나눠서 발표하게 될 수도 있는데, 더 나은 음악과 더 좋은 음악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좋은 곡이 나오면 바로 스케줄을 잡고 뮤직비디오 촬영도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이번엔 좀 믿어볼만 하실 거예요. 하하하.” (강승윤)
“보통 저희 회사 아티스트 분들의 앨범이 늦게 나오는 건 회장님께서 일을 안 하시는 게 아니라 저희가 좋은 결과물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쉽고요. 안 좋은 결과물로는 저희도 나오고 싶지 않거든요. 더욱 노력해야 하죠.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건 꼭 약속을 하겠습니다.” (이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