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중 중소기업 금융 시장 리더십 강화와 글로벌 비즈니스 영토 확장, 디지털 금융 주도권 확보에 중점을 두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아시아 중소기업금융 리딩뱅크를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중소기업 생애주기와 함께 하는 동반자 금융 △아시아 금융벨트를 통한 글로벌 지원 채널의 완성 △중소기업금융 경쟁력에 기반한 차별화된 디지털 금융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김 행장은 "자금 공급자 또는 금융 조력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 성장단계별로 애로사항 해소에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개입해 기업의 모든 생애주기에 걸쳐 성공을 견인하는 '동반자 금융'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M&A 수요를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정보 중개기관의 역할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며 "특히 경쟁력은 있으나 기업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엑시트 사모펀드(Exit PEF)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행장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따른 중국의 보복, 미국의 금리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1분기 연간 목표 43조5000억원의 32%인 13조8000억원을 공급했고, 소상공인과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2조원 규모의 특별 지원을 제공했다"며 "향후 중국 보복 피해와 금리 상승 충격이 겹칠 경우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을 감안해 금년 목표의 60%를 상반기에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와 관련해서는 "작년 대우조선 협력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마쳤고 이 회사들에 대한 지원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심각한 충격은 없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지 금융사 M&A, 법인 설립 등을 추진해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해외 이익 비중 20% 달성을 위해서도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우선적으로 핵심 3개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창립 이래 처음 추진하는 해외 M&A인 만큼 시너지, 성장 잠재력, 수익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며 "현지에서 작업을 함께 할 파트너는 정해졌고, 인수 대상 은행 등은 올해 안에는 대략 윤곽이 나와 내년에는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의 경우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면서 기존 지점의 대형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캄보디아는 그룹사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원스톱 복합점포 형태의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금융에 대해서는 "기업고객도 개인고객처럼 인터넷 뱅킹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여신·외환거래를 포함한 기업금융 전 영역에 걸친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며 "중소기업에 특화된 핀테크 서비스도 지속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겁이 난다"라면서 "내부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고 기업은행의 모바일 서비스를 체계화·고도화해 뒤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