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장은영 인턴기자 = '대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 한때 정가에선 '이대문(이대로 가면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까지 회자됐지만,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에 '문재인 대세론'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5·9 장미대선'이 불과 33일 앞으로 다가온 6일 양강 승부를 가를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본선 향방을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 안철수 맹추격하는데··· 아들·사돈 의혹에 '휘청'
문 후보는 남은 대선 기간 대세론을 사수하기 위해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첫 과제로 꼽힌다. 범보수 진영과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세론 흠집내기에 필사적이다.
2003년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배병렬씨 음주 교통사고 은폐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 논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민정수석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이라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이 의원은 안 후보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간 연대를 돕는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만약 제 역할이 있고, 그게 대한민국의 정치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기꺼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 대선 D-34. 곳곳 변수··· 文 넘어설까
물론 안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현재의 보수·증도 표심이 대선 당일까지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문 후보 측에선 "안 후보의 고정 지지층은 10~15% 정도이고, 지금의 높은 지지율은 반기문→황교안→안희정으로 옮겨다니던 지지표여서 언제 변할지 모르는 반면, 촛불정국을 이끌어온 문 후보의 지지층은 탄탄하다"고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안 후보가 본격적인 본선 검증대에 오르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란 기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도 변수다. 현재 중도·보수층을 대거 흡수한 안 후보의 표를 홍 후보가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따라 양강 구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홍 후보의 득표율이 10% 내외라면 안 후보의 확장성에 도움이 되겠지만, 홍 후보의 득표율이 15%를 상회하면 안 후보에게 타격이 된다"고 봤다.
양강 구도 박빙 승부에선 부동층이나 샤이 보수의 표심이 중요한데, TV 토론 이후 홍 후보나 안 후보 중 향배가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문 후보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능력을 전면에 내세워 진정한 '준비된 후보'임을 부각하지 못하면 위기는 심화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문 후보에 대한 이미지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패권' 꼬리표가 있는 문 후보의 이미지를 중화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관리하고 문 후보 주변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 본부장은 "문 후보는 적폐 청산이라는 강한 단어를 내세우기보다 국민을 '치유'할 수 있는 지도자 이미지를 내세워야 한다"면서 "국민 10명 중 9명이 주목할 이슈가 될 강력한 무기를 내세워 결정적인 한방으로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슈를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