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이기는 특정 유전자 아프라카 소에 있다"

2017-04-06 11:10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소가 37℃ 이상의 폭염을 이겨내는 특정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는 이같은 유전자가 없었다. 

6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등 9개국 17개 연구팀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소 게놈 컨소시엄'(African Cattle Genome Consortium)은 세계 최초로 소의 더위 저항성 관련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연구는 농진청이 지원하는 차세대바이오그린21 동물분자유전육종사업단과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 사업의 하나로, 우리나라가 중심이 돼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과 서울대·전북대·(주)조앤김 지노믹스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기후에서 적응해 살아가는 아프리카 토착 소 품종 48마리의 3700만 개 유전적 변이를 분석했다. 이가운데 온도에서 잘 적응한 아프리카 토착 소와 한우, 홀스타인, 저지, 앵거스 같은 상용 소 품종의 게놈 정보를 비교한 결과, 고온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원인 유전자 4개를 발굴했다.
더위에 잘 견디는(내서성) 아프리카 품종은 한우와 유럽계 품종보다 열충격단백질 관련 유전자들이 오래전부터 유전적 구조를 유지하며 현재까지 보존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열 조절 유전자와 관련된 슈퍼옥사이드디스뮤타제(SOD1)라는 유전자에 존재하는 단일염기서열변이(SNP)는 아프리카 토착 소에서는 95% 이상 보존됐지만, 한우를 비롯한 상용 품종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우의 사육 적정온도는 10~20℃다. 비육우의 경우 26℃ 이상이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30℃ 이상이면 발육이 멈춘다. 심한 경우 폐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한우 품종 일부에 대해서만 조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진드기 저항성, 우유 생산 등 생산성 관련 유전자와 인수공통전염병인 수면병의 저항성 유전자도 확인했다.
수면병은 한 번 걸리면 잠이 든 채 숨을 거두는 병으로 사람과 동물 모두 걸릴 수 있다. 연간 50만 명의 사람이 감염돼 5만여 명이 숨질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수면병 저항성이 있는 서북부 아프리카의 '엔다마'라는 품종의 경우 식조절(feeding behavior), 빈혈 조절 유전자 등 4개 유전자가 수면병 감염에도 체중 유지와 무기력함·빈혈을 이겨내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다정 농진청 동물유전체과 농업연구사는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축산 분야의 중요 쟁점이 되는 만큼, 이번 연구결과를 환경 적응성이 높은 한우 집단을 육성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한우가 보유하고 있는 내서성, 질병저항성 유전체 분석 연구를 추가로 진행해 DNA 정보를 활용한 가축 생산성 향상 연구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유전체 생물학회'(Genome Biology)에 실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