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문재인, 다시 쓰는 '대권 도전기'

2017-04-0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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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최종 확정된 문재인 후보가 수락연설을 하고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운명'이라고 했다. 지난 2011년 정치권에 발을 내디디며 그는 "운명 같은 것이 나를 이끌었다"고 했다. '문재인의 운명'이 다시 그를 대선 재도전의 길로 이끌었다. 2012년에 이어 2017년에도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돼 정권 교체의 선봉장에 섰다. 

그의 대권 도전기 역시 3일부터 제2장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던 그는 이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 경선에서 "지난 대선 패배, 얼마나 아프셨습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는 패배하지 않겠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고 했다. 
◆ 출생부터 학창시절

문 후보는 6·25 전쟁 중인 1952년 경남 거제도의 한 피란민촌서 태어났다. 문 후보는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궁핍한 어린 시절'이라고 회고했다. 공부는 곧잘했다. 부산의 명문이었던 경남중-경남고를 나왔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모범생'은 아니었다. 오히려 '문제아'였다. 친구에게 시험 답안을 보여주고, 술·담배에도 손을 댔다가 정학도 당했다. 

그는 재수 끝에 1972년 경희대 법대에 4년 장학생으로 진학했다. 대학 입학 후엔 학생 운동에 뛰어들었다. 3학년이던 1974년 교내 첫 유신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가 경찰에 붙들렸다. 서대문 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학교에서도 제적됐다. 

◆ 노무현과의 만남

그는 석방 이후 강제 징집돼 특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에 배치됐다. 31개월 만기 제대했고 1980년 복학한 뒤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다시 계엄령 위반 혐의로 구금됐다. 같은 해 6월 경찰서 유치장에서 사시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수료하고도 시위 경력 때문에 판사 임용에서 탈락해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대형 법률사무소의 스카우트 제의를 마다하고 부산으로 내려간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합동법률사무소를 차렸고, 부산 지역 재야 인권 변호사로 성장했다. 87년 민주화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정계 입문 권유를 받고 13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문 후보는 변호사로 남았다. 문 후보는 2002년 대선 때 부산 선대본부장을 맡으며 노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 노무현을 넘어···

참여정부 출범 이후엔 2003년 민정수석, 2004년 5월 시민사회수석, 2005년 다시 민정수석을 지냈고 정권 말기인 2007년에는 비서실장으로 노 전 대통령과 함께했다. 참여정부 임기가 끝난 후엔 본업인 변호사로 돌아갔다. 그러나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노풍(盧風)이 불면서 친노(친노무현)계는 문재인을 중심으로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2012년 4월 총선 때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으로 당선했고, 그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패배 후 백의종군을 자처했던 그는 2014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러나 '노무현 비서실장' 이미지는 정치 국면마다 그가 부침의 역사를 걷게 했다. 당 소속 의원들이 그를 '친노 패권주의'라고 공격하며 '줄탈당'했고, 그의 리더십은 치명타를 입었다. '5·9 대선'을 앞두고는 '반문(反文)연대'가 그를 위협하고 있다.

그가 개혁의 선구자를 자처하며 다시 청와대의 문을 두드린다. 두 번째 대권 도전에선 '친노계 좌장'을 넘어 '문재인 정부' 출범을 알릴 수 있을까. 다시 돌아온 문재인, 다시 쓰는 그의 대권 도전기의 마지막 페이지가 어떤 장면으로 기록될지 온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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