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3일 찾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우성주택에서 주변을 바라보면 고층빌딩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전국 1호 가로주택정비사업장으로 주목받았던 우성주택이 위치한 일대는 중랑천을 옆에 두고 서울지하철 7호선 면목역·사가정역까지 키 작은 연립·빌라들이 골목에 들어차 있다. 우성주택도 가동과 나동 두 개 동에 불과하다.
3층짜리 이 주택은 현재 조합원 22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비사업을 통해 총 42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나머지 20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규모가 작은 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재건축 사업장처럼 조합 사무실도 없다.
중랑구청에 따르면 우성주택은 현재 시공사가 바뀌면서 변경된 내용을 바탕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사업시행인가 변경 처리가 끝났다. 구 관계자는 앞선 과정이 끝나면 6월 중 이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택한 우성주택은 정비계획 수립과 추진위원회 설립 단계가 생략되는 만큼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규모 주택에 적용되기 때문에 주민 동의를 받기도 수월하다. 기존 정비사업은 준비에서 완료까지 평균 8년 6개월가량 걸리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은 2~3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총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을 대행하고 있는 ‘삼현도시정비’ 관계자는 “큰 조합이든 작은 조합이든 조합과 시행사 입장에서는 속도가 빨라야 금융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니 이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합원 입장에서는 리모델링과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점이 없다는 설명이다. 삼현도시정비 관계자는 “지분으로 계산하면 리모델링을 했을 때 한 가구당 3000만~4000만원 정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아파트 수준의 신축 건물을 짓게 되면 그에 따른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남은 문제는 '일반분양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다. 우성주택 인근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면목동에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며 “그 아파트들에 비해 우성주택이 조합원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현대산업개발은 면목3구역을 재건축하는 ‘사가정 아이파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에 조합 측은 대비책이 있다는 입장이다. 삼현도시정비 관계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와 미분양에 대해 확약을 받아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정비사업 결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 주택은 공공에서 매입한다. 삼현도시정비 측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 수립 당시 책정된 일반분양가는 3.3㎡당 1350만원대다.
우성주택은 오는 5월 중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뒤 7월께 공사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