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고속철 굴기'를 이끌며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던 중국중차(中國中車)가 지난해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중차가 29일 저녁(현지시간)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중차의 영업수익은 2297억2200만 위안(약 37조3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4%, 순익은 112억9600만 위안으로 4.42% 줄었다고 재신망(財新網)이 이날 보도했다.
부진한 실적의 배경에는 중국중차의 핵심업무인 철도설비 관련 영업수익의 급감이 있다. 지난해 고속철, 일반열차 등 관련 영업수익은 1068억97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7.90%가 줄었다. 이 중 고속철 영업수익은 751억62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지하철 부설사업 수주량을 늘리고 현대 서비스업 등 신산업 진출에도 공을 들였지만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중국 철도 당국의 관련 투자와 주문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문제다. 지난 2013~2015년 중국철도총공사가 사들인 고속철은 각각 349대, 393대, 418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고속철도 부설 연장이 1300km에 그치면서 구매량은 100대 밑으로 떨어졌다. 철도총공사는 지난해 기준 중국중차 매출액의 46.44%를 차지한 핵심 고객이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중차는 최근 '글로벌 시장 수요 분석회'를 열고 오는 2025년 고속철 판매액이 연평균 300억 위안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15년 대비 35% 급감한 수준이다.
철도총공사 관계자도 "12차5개년 규획 기간(2011~2015년) 중국의 고속철 총 구매액은 2300억 위안을 웃돌았다"면서 "앞으로 이처럼 높은 액수가 다시 등장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도약의 기회는 2025년 이후에 올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중차 관계자는 오는 2025년 바닥을 찍고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봤다. 고속철 교체기가 시작된 다는 설명이다.